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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동덕여대 사태 반년 만에…학교, 시위 학생들 고소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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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지난해 11월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앞에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과 점퍼를 벗어놓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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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덕여대가 남녀 공학 전환 논의와 학교의 비민주적 운영 방식에 항의하며 학내에서 본관점거 등 시위를 한 학생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고소한 지 6개월여 만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중앙운영위원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학교 쪽의) 형사고소 및 징계 철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3월5일 학생처장단 면담을 시작으로 10회가량에 걸쳐 본교 처장단과 만남을 진행했다”며 “긴 논의 과정을 거쳐 학생 및 학교의 상호 소통 의지를 확인했으며, 최종적으로 5월13일 면담에서 (학생) 19명에 대한 형사고소 철회하겠다는 학교 쪽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만한 논의 진행을 위해 국회의 중재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학교와 학생 대표들은 14일 한 차례 더 논의를 진행했고, 학교 쪽은 곧바로 경찰에 고소 취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총장 명의 입장문과 학생 입장문, 상생협력서 등을 15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고소 취하 결정과 관련해 “고소를 취하한 것은 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한 논의(남녀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피해복구정상화기구)에 적극 참여하며, “학내 사안에 대한 학교-학생 간의 입장과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감을 표명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갈등이 장기화되고 확대될수록 학교 발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에 학교와 학생 모두가 뜻을 모은 결과”라며 “이번 합의를 통해 학교와 학생 간의 관계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도 학교 쪽의 고소 취하 결정을 환영했다.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성명에서 “학우들의 끈질긴 연대와 비상대책위원회의 헌신적인 노력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라며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이어 또 한 번 민주주의가 지켜진 뜻깊은 순간이며, 연대의 힘으로 만들어낸 중대한 승리”라고 했다. 지난 2월 서울북부지법은 학교 쪽이 지난해 11월에 학생들의 본관 점거, 현수막 게시, 구호 제창 등을 금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법적 조치를 철회한 이번 합의로 학내 정상화를 향한 큰 진전은 이뤘지만, 갈등의 불씨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학내 징계 및 남녀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구성과 운영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남아, 양쪽의 대화는 계속될 예정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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