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통일부 "통일각 대신 '판문관' 현판 설치"
2018년 5월26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지역에 있는 통일각 건물. / 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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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건물의 이름을 '통일각'을 '판문관'으로 변경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해 1월 판문점 북측 지역에 있던 통일각 현판을 철거하고 그해 8월 '판문관'으로 현판을 새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그 의도에 대해서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른 '통일 지우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통일각의 이름을 바꾼 것 외에도 인근에 있던 통일 관련 비석 등을 모두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와 JSA 내 비무장을 약속했지만 북한군에게 2023년 11월부터 권총 등을 재무장시켰다. JSA는 남북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인근으로 남북한 군인이 직접 마주 보고 경비를 서는 지역이다.
북한의 조치는 2023년 12월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우리나라를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다. 그 후속조치로 북한 헌법과 애국가 등에 통일·민족 관련 용어와 개념을 지웠다.
북한이 사용하는 한반도 지도에선 우리 지역을 빈칸 처리하거나 평양 지하철 노선에 있던 '통일역'을 '모란봉역'으로도 바꿨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 세금 약 1800억원이 들어간 남북 연결 도로·철도 등을 폭파했다.
통일각은 1985년 8월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판문점 JSA 북측 지역에 만들어졌다. 건물은 지상 1층, 지하 1층 구조로 1600㎡(제곱미터·약 460평) 규모로 남측의 '평화의 집'에 대응하는 회담 시설로 설계됐다.
2018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통일각에서 개최돼 남북 대화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또 통일각은 2018년 6월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 김 당시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6차례 실무회담을 개최한 곳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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