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특사단, 洪 설득… "보수대통합 필요"
국민의힘, 원팀 전열… 지지율 반등 기대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한동훈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양=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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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이 뒤늦게 '원팀'을 꾸렸다.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 첫 현장유세로 김문수 후보를 지원사격했고,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보수대통합'을 내걸고 김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세론에 맞서 대선을 14일 남겨놓고 비로소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2번' 적힌 유니폼 입고 현장 유세
한 전 대표는 부산 광안리 일대에서 '국민의힘'과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현장 유세를 했다. 다만 옷에 '김문수' 이름은 없었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와 생각의 차이가 있는 부분이 본질적으로 있다"면서도 "(김 후보가)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가만히 뒤에 있기엔 상황이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직접적으로 호소하진 않았지만 "이재명 후보가 가져올 위험한 세상을 막을 방법 무엇이 있냐. 우리 국민의힘이 내놓은 후보가 당선되는 길뿐"이라며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김 후보가 안 가는 곳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우리의 승리, 이재명의 위험한 세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며 "유튜브나 SNS, 현장에서 이재명 세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부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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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패배(3일) 이후 한 발 물러나 있던 그가 김 후보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에 뛰어든 건 처음이다.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이재명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국민의힘 지지를 유도해왔다. 사흘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면서 한 전 대표가 행동에 나설 명분이 생겼다.
한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이재명 때리기'가 한창이다. 18일 TV토론회 이후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문재인 정권은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이재명은 '노주성(노쇼주도성장)'으로 경제를 망치겠다", "이재명은 무능해서 더 위험하다"며 연달아 비판의 글을 올렸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김문수-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토론을 제안한 것을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쓴소리를 하자 한 전 대표는 그를 향해 "구태와 꼰대짓은 나이와 무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며 김 비대위원장을 감쌌다.
한 전 대표가 선거운동에 참여해 대중과 접촉면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친한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날 송석준 의원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국민공감소통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간 선대위에 친한계 인사가 한 명도 없어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자연히 일부 친한계 인사들은 선거운동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었다.
홍준표, 특사단 설득에 김문수 지지 결정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떠난 국민의힘 특사단이 지난 19일 하와이 빅아일랜드 모처에서 홍 전 시장과 회동하고 있다. 김대식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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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시장은 경선 탈락 직후 탈당해 하와이로 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저격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김 후보의 손편지를 들고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 선대위에 참여한 홍 전 시장 측근들이 미국을 찾았다. 이틀에 걸친 설득 끝에 홍 전 시장은 보수대통합을 위해 김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한때 홍 전 시장이 이재명 후보를 돕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홍 전 시장은 민주당 지지에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탈당으로 당내 통합의 물꼬를 튼 데 이어 경선 경쟁자였던 한 전 대표와 홍 전 시장이 합류하면서 반격의 계기를 잡았다. 여전히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지만, 기세를 몰아 대선 막판 고삐를 죄고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마지막 고리인 한덕수 전 총리도 선거일정 후반부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3년 임기 단축을 제안했던 한 전 총리는 '개헌 연대'를 강조해왔는데, 최근 김 후보가 같은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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