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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K-VIBE] 노석준의 메타버스 세상…메타버스의 영역과 경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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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장
    본인 제공



    ◇ 최고의 디지털 소통 채널

    인류는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에 맞춰 우편과 유선전화, 무선전화, 이메일, SNS, 화상통화 등 그때마다 최적화된 소통 방식을 창조해왔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가장 주목하는 소통 채널로 메타버스가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를 어떤 대상이나 특정 기술 등 고정된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방식의 소통 공간이자 수단으로 봐야 한다. 즉, 메타버스는 가상의 디지털 환경과 공간적 구성을 제공하는, 역사상 최초의 혁신적 소통 채널인 셈이다.

    마치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개인용 컴퓨터에서 노트북으로, 다시 손바닥만 한 모바일 기기로 전환하는 것과 같다. 메타버스는 인류가 옮겨 타야 할 차세대의 소통 채널로, 선택의 영역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문명의 큰 흐름이다.

    메타버스가 구현하는 소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이다. 개인 간이나 그룹 간 소통이 더 입체적이고 다양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방식의 소통까지 가능해진다.

    기업과 개인 간, 기업과 기업 간의 비즈니스 소통은 물론이고 국가 간의 외교적 소통까지 가능해진다. 게다가 가상 세계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 사이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국가적 수준의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의 일반 국가 사이의 견제와 균형, 상생을 위한 국제기구도 필요하다. 마치 현실 세계의 유엔(UN)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가 메타버스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UN은 우리에게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공존하고 상생해야 한다는 중요한 가치를 심어줬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가 있을 때 세계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선순환을 일으킨다.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나머지 국가가 같이 참여하고 원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메타버스 시대에는 디지털 영역에서도 이러한 UN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게다가 디지털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현실 세계까지 이어지며, 이는 곧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듯 물리적 경계가 사라진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힘의 역학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고, 복잡성과 다양성, 공존과 상생의 영역도 변화할 것이다.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에 당황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다양한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르게 이끌어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해 우리는 메타버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수없이 만들어질 미래의 다양한 메타버스와 불변의 존재인 현실 세계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의 경계는 어디까지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될 것인가?"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로 양분된 두 개의 거대한 영역은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공존할 것인가?"

    "메타버스 간의 관계와 경계는 어떻게 설정될 것인가?"

    "다중의 메타버스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영역적 경계와 위계는 어떤 식으로 설정될 것인가?"

    이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철저히 대비할 수 있다.

    ◇ 메타버스 국가가 온다

    물리적 공간의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는 메타버스는 과연 어디까지 확장되고,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는 메타버스의 영향력은 '국가' 그 이상이 될 것이라 예견한다. 현재만 하더라도 일부 빅테크 기업의 규모나 영향력이 이미 일부 국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실제로 2022년에 들어서서 애플의 총자산 가치는 3조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영국의 한해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한 수준이었다. 메타버스가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것을 고려한다면, 그 가능성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다.

    현재 기준으로도 한 국가의 수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빅테크 기업이 메타버스를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활성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짐작하건대, 엄청난 수의 고객과 팔로워가 함께 참여하는 절대 강자 메타버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이들의 힘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영향력과 그로 인한 가상의 영역성, 거대한 참여자를 고려할 때 절대 강자 메타버스는 현실에 존재하는 여느 국가보다 강력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메타버스라는 가상 국가의 출현을 맞이할 수도 있다.

    ◇ 현실과 가상의 경쟁과 공존

    가상 세계에서 가상 영토를 창조해 탄생할 메타버스 국가에서 우리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공간의 확장성을 경험하게 된다. 가상 세계의 공간 확장성은 메타버스 안에서 수많은 가상의 국가를 탄생시키고, 이들의 형태도 현실 국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일 것이다.

    심지어 이들의 힘은 가상 세계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로 나와, 현실 국가들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며 공존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아무리 메타버스의 기술과 영향력이 막강해진다고 해도 어떻게 하나의 국가가 될 수 있는지 선뜻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가상 세계는 과연 어떻게 실제를 뛰어넘는 국가를 창조해나가는 것일까?

    국가의 기본 구성 요소는 국민, 영토, 주권이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참여자가 국민이 되고, 참여자의 기본 권리는 주권이 된다. 물리적 영토만 빼고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다.

    그런데 물리적 영토는 메타버스 내의 네트워크 영역이 대체할 수 있다. 메타버스 내의 네트워크 영역은 새롭게 개척할 수도 있고, 기존의 영향력 있는 영역을 매입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국가는 일정한 법과 규칙, 시스템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참여자, 즉 가상의 국민과 국가 차원의 법과 규칙을 공유하며 매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형태의 진화된 국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현실 세계 국가의 정치, 외교, 사회제도 시스템을 능가하는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진 여러 가상 국가 간의 외교적 소통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다. 경제 체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엄청난 규모의 디지털 가상 자산을 만들어 메타버스 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을 할 것이며, 이를 현실 세계와도 연동되도록 설계할 것이다. 이 경우 현실의 경제 체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진 국가 차원의 거대한 힘은 새로운 국가 형태로 인식됨으로써, 현실 세계의 국가와의 관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강력한 디지털 메타버스 국가는 현실의 국가와 외교, 경제 분야 등에서 관계를 맺으며, 국제사회의 참여자로서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

    ▲메타버스 및 가상현실 전문가 ▲ 미국 컬럼비아대ㆍ오하이오주립대ㆍ뉴욕 파슨스 건축학교 초빙교수 역임 ▲ 고려대 겸임교수 역임 ▲ 현대자동차그룹 서산 모빌리티 도시개발 도시 컨설팅 및 기획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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