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폭발적인 발전이 가세하면서 산업계와 정부의 관심은 빠르게 AI로 이동했고, 그 결과 수천억 원을 투자했던 국내 기업들 역시 메타버스 조직을 축소하거나 아예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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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회생법원 제12부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컬러버스에 간이 파산을 선고했다. 간이 파산은 재산이 거의 없거나 절차 진행이 무의미할 정도로 채무 초과 상태일 때 신속하게 파산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컬러버스는 2020년 8월 설립돼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였던 넵튠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국내 최초 3D 가상 커뮤니티 '퍼피레드'를 개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1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고, 2023년 말에는 모바일 서비스 '퍼피레드M'도 종료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메타버스 사업 핵심 축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남궁훈 전 대표 퇴진 이후 서버 불안정과 이용자 이탈, K팝 연계 콘텐츠 사업 실패 등으로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자산 39억원 중 36억원 이상이 부채로, 자본금은 약 3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또한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제페토 사업부를 분사해 ‘네이버제트’를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실적 악화와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면서 사업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페토가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제페토를 포함하면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제페토가 포함된 스노우 부문 매출은 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으나, 제페토 제외 시에는 오히려 18.4% 증가했다. 제페토가 수익성 관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2024년 3월, 실적 개선을 위해 네이버제트의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자회사 스노우가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제트 지분 3만 559주를 라인야후 계열사인 라인플러스(2706주)와 Z인터미디엇글로벌(2만 7853주)에 총 928억원에 넘겼다. 이로써 네이버 측(스노우·네이버웹툰)의 지분율은 78.9%에서 49.9%로 낮아졌고, 네이버제트는 연결 자회사에서도 제외됐다.
정보통신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은 메타버스를 ‘기대가 기술을 앞선 대표적 사례’로 평가한다. 고가의 장비로 인해 대중화가 어려운 데다, 반복적인 아바타 중심 서비스와 불투명한 수익 모델이 플랫폼 지속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초기 투자와 유행을 좇은 무리한 확장이 오히려 산업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 또한 지난 20일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AI 기반 XR 스마트 안경을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가상 세계 구현을 넘어, 현실과 디지털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사라진 기술이 아니다. 다만 시기와 방식이 잘못됐을 뿐”이라며 “향후 XR과 AI가 융합되면 다시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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