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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27.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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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을 일주일 앞둔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고, 국민의힘도 3자 구도 승리를 다짐했다. 사실상 3자 구도가 굳어지면서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보수진영은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며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거듭 완주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이재명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용기있는 판단을 하지 못한 책임은 김문수가 져야 될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정치권에선 전날만 해도 사전투표일이 시작되는 29일 전 이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전격 단일화 합의를 기대하는 시선이 있었으나 기대감은 급속히 식었다. 사실상 이 후보에게 단일화를 협박하듯 압박해온 국민의힘의 전략 실패란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이른 아침 SNS(소셜미디어)에 김문수 후보측 김재원 비서실장이 '이준석 찍으면 이재명 된다'고 발언한 사실을 공유하고 "국민의힘이 계엄이 터진 직후부터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점을 사과해오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이야기하면서 이준석 개인에게 잘못한 일을 제가 부담스러울 정도까지 사과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면 저는 단일화의 생각이 전혀 없지만 여론은 '그래도 저 정도까지 노력하네'라는 인식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고 썼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5.5.2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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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 측 태도에 따라 단일화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았단 얘기다. 이 후보는 그간 국민의힘 인사들이 '배신자론'으로 단일화를 협박하며 자신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토로해왔다. 당대표였던 이 후보를 당 윤리위원회 징계로 축출했던 친윤석열계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단일화는 두 후보, 또는 대리인 간에 은밀히 조용하게 물밑작업으로 이뤄지는 건데 국민의힘 스피커들이 떠들어대면서 단일화는 오히려 물건너가고 국민들의 눈과 귀가 이준석한테 쏠렸다. 김문수 지지율 상승세도 주춤해졌다"고 했다. 그는 "친윤계가 사과부터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하는데 강압적이고 공세적으로 과거 이준석 쫓아내듯이 하니 단일화가 깨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막판 이준석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단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오늘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저 이준석과 김문수 후보의 경쟁력 격차가 1%포인트(p)로 줄었다"며 "관건은 추세다. 지난 조사에서 29%였던 저의 양자대결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40%로 퀀텀 점프를 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의 개헌·공동정부 연대와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과 김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동의하고 구체적 협의는 양당에 맡기기로 했다. 2025.5.2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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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준석 후보에 크게 앞섰다면 단일화에 불응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경쟁력이 비슷한데 추세상 이준석 후보의 추가적 반등 가능성이 높고,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를 해도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의 이탈이 큰 그림이 나오면서 단일화 유인이 적어진 것이다.
전날 개혁신당에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달라고 제안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3자 구도에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자강론을 띄웠다.
그는 이 후보의 기자회견 후 SNS에 "삼자대결 구도에서 승리하겠다"며 "김문수 후보는 중도확장을 최대화하고, 이준석 후보는 진보개혁성향의 유권자 지지를 최대화하여 이재명 총통체제의 등장을 함께 막아내자"고 썼다. 사실상 단일화 무산을 인정하고 삼자구도에서 전략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선언 하고 공동정부 구성, 개헌 추진을 약속한 것도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포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2025.05.27. /사진=뉴시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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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표 일주일을 앞두고 3자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역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년 전 대선에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간 격차는 약 3%p, 최대 5%p였는데 최종적으로 0.73%p까지 좁혀진 바 있다. 현재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오차범위 밖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홍 소장은 "이준석 지지율이 15%를 넘는 순간 1,2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진짜 이기고 싶으면 이준석이 이재명 표를 최대로 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오늘 밤 TV토론에서 후보간 공세가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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