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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고령화 직격탄 맞은 韓 경제…"성장률 0%대, 실질금리도 1.8%p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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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에 2040년대 성장률 1% 미만 예상
    현재 실질금리도 1.8%포인트 끌어내려
    한은 "금융안정성도 저하, 통화정책에 제약"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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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초고령화로 인해 2040년대에는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더 나아가 성장 활력은 물론 금융 안정 기반까지 약화시킬 수 있어 복합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한은이 4일 발표한 '중장기 심층연구: 초고령화에 따른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하락 요인만으로도 2040년대 우리나라의 성장률 추세는 1% 미만으로 하락한다. 성장률의 5개년 평균 추이를 계산한 결과, 2050년쯤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노동투입과 투자는 줄고 저축은 늘어나는 등 경제 활동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초과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이 추세라면 2045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고령인구 비중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이유로 실질금리도 이미 하락했다. 실질금리는 은행에서 주는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제한 체감 금리를 뜻한다. 지난해 평균 실질금리(0.1%)를 분석한 결과, 인구구조 변화(-1.4%포인트)와 생산성 둔화(-0.4%포인트)로 인해 실질금리가 총 1.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991년 우리나라의 출산율(1.71명), 기대수명(72.2세), 총요소생산성 증가율(1.8%)이 현재까지 유지됐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수치다. 0%대 실질금리와 초저금리 환경은 위험자산 선호를 키워 부채 급증 등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높인다. 또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좁혀 경제 위기 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여력을 약화시킨다. 정책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한은은 지금부터 출산율과 고령자 고용 상황을 개선해 나가면, 성장률과 실질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35년부터 OECD 평균 합계출산율 수준(2021년 기준 1.58명)에 도달하면, 2070년께 성장률은 최대 0.7%포인트, 실질금리는 0.2%포인트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추산이다. 또 2029년에 고령층 고용기간이 현재보다 5년 늘어날 경우, 2020년대 후반 성장률은 기본 가정보다 약 1.1%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인도 한은 금융통화연구실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고령층의 계속고용 지원, 출산율 회복 등 구조적 개혁을 통해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약화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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