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커뮤니티 중심, 출마 선언 鄭 비토론
"자기정치 우려" "李 향한 부정적 발언" 등
전통적 지지층 포진한 커뮤니티는 옹호전
박찬대 출마 앞두고 벌써부터 기싸움 성격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가운데)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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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이 8월 2일로 확정된 가운데, 당원 커뮤니티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두고 일찌감치 여론전에 돌입하면서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을 둘러싼 찬반 대결이 불 붙은 게 대표적이다. 전통적 지지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는 박수를 보내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비토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 지지그룹과 또 다른 당권주자인 박찬대 전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그룹의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정 의원은 민주당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스타 정치인'이다.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선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탄핵·특검 청문회 등을 주도하며 지지층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피를 잉크삼아 찍어 쓴 헌법을 파괴하려 했다"는 최종 변론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한 것도 정 의원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지지층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기류는 사뭇 다르다. 정 의원을 향한 견제 목소리가 적지 않게 표출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해 이 대통령 관련 온라인 게시판·댓글 등에서 정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 광주·전남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 당 대표 출마를 위한 '자기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도와주기 싫다. 생각조차 하기 싫다" "국민 밉상" 등 이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과거 발언이 소환되는가 하면, 조국혁신당에 우호적인 태도 등이 비토 이유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최근 이 대통령의 우려에도 불구, 유튜브 채널에서 대법관 증원법 강행 처리하겠다고 공개 발언한 것 역시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한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기 직전에 '내가 이재명을 지켰다'는 마지막 호소를 하려고 했던 것 아니겠느냐"며 "다만 이런 행보가 오히려 이 대통령에 부담을 안긴 측면이 있다보니 지지층들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포진해 있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등에는 정 의원에 대한 엄호글이 올라오고 있다. 딴지일보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체로, 정 의원은 2016년부터 이곳에 게시글 1,000여건을 남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공간이다. 이곳에선 정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을 '갈라치기'로 규정하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정 의원 역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딴지 게시판에 “저를 공격하는 댓글에 너무 걱정말라”며 “대신 당대포에서 점 하나만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8월 2일로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했다. 현재까지는 정 의원만 출마 선언을 한 상태지만 조만간 원내대표를 지낸 박찬대 의원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각별한 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정 의원과의 치열한 양자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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