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이란 현지 TV방송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4분쯤 IRIB의 여성 뉴스 진행자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이란 최고안전보장회의 성명 내용을 전하던 도중, ‘쾅’ 하는 폭발음이 들리며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렸다. 놀란 여성 진행자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굉음은 3초 이상 이어졌고, 스튜디오의 천장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부서져 떨어졌다. 이후 한 남성이 ‘알라’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송은 곧 녹화 방송으로 전환됐다.
16일 이란 국영방송 IRIB 여성 앵커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IRINN/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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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B 본사 건물은 테헤란 북동부인 3구에 있다. 고급 주거지와 정부 기관 건물들이 있는 곳이다. IRIB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스라엘의 폭격이 방송국 인근에 명중했다”며 “스튜디오의 직원들은 즉각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IRIB 본사 건물이 두 차례 공습을 당했으며, 큰 화재가 났다”며 “IRIB는 예비 스튜디오를 이용해 방송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공습 1시간 전 X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앞으로 몇 시간 내로 테헤란 3구 지역에서 이란의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작전을 편다”며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란의 선전·선동 확성기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도 언급, IRIB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란 3구와 그 일대에는 약 33만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후 “IRIB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전략 통신 자산”이라며 “민간인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이번 공격은 명백한 전쟁 범죄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침략”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AP통신은 “국영방송 시설 외에도 다수의 군사지휘센터와 유조 시설이 이스라엘군의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공습 이후 테헤란 일부 지역 주민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탈출에 나섰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이란 국영방송 폭격은 매우 상징적”이라며 “양국 간 확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Iranian reporter goes LIVE with BLOOD still on his hands as IRIB HQ burns behind him after Israeli strike — Fars news footage pic.twitter.com/3MxqvFVhcj
— RT (@RT_com) June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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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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