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국제유가 흐름

    美, 이란 공격에 국제유가 상승 우려…국내 산업계 비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유·화학업계, “제품 수요 둔화 우려”

    해운 “운임 오르지만 비용도 상승”

    중동 수출·수주 피해 가능성도

    헤럴드경제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내 유가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사진은 1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기름값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당장 유가와 운임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최악의 경우 이란의 반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현실화되면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직격탄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포르도를 비롯해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동 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미군이 주둔한 이란 인근 국가의 경계가 높아지는 등 중동 지역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내 정유·화학 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 중동 지역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지역이자 세계 원유 생산량의 3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원윳값은 이미 상승 추세다. 13일 기준 배럴당 74.23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일 기준 76.84달러로 올랐고,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74.23달러에서 77.01달러로 급등했다.

    헤럴드경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이후 영향을 받은 시설 현장에서 연기와 화재가 발생했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유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21일 서울 휘발윳값은 리터(ℓ)당 1721원을 넘어섰다.

    이란이 미국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피해는 더 커진다. 우리나라로 오는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원유 수급이 불안해지는 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이는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유가가 더 뛸 수 있단 얘기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둔화 국면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가뜩이나 위축된 제품 수요가 더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달러로 원유를 사서 들여오는데 유가가 갑자기 치솟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석유화학 업체들은) 제품 수요 둔화와 함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마진까지 떨어지게 되면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지역을 거쳐 가는 국내 운송업계도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통과하는 곳으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통과한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유조선 2대의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 우려가 커져 주요 선사들이 항로를 조정하기도 했다.

    국내 선사들은 이스라엘이나 이란에 직접 기착하지는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의 항로 우회와 지연이 지속될 경우 해상 운임 인상이 이뤄질 수 있지만 이 역시 호재로만 보긴 어렵다. 유가와 보험료 등 비용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전체 중동 수출과 수주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에너지 시설 타격에 따른 비용 상승,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국 방위비 증가로 기존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지연·취소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종합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에너지, 무역, 공급망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