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자영업에 담긴 시대상…직업학원·피부관리소 매출↑, 50대 이상 손님 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하나카드, 소호 업황 분석
    은퇴 후 찾는 직업 학원 연평균 매출 8.5%↑
    외형 가꾸는 피부·체형관리업도 12.0%↑
    반면 산후조리원 등 저출생 타격 점포 감소


    한국일보

    이달 16일 작은 점포들로 상권이 형성돼 있는 서울의 한 골목.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소비 환경이 달라지면서 50대 이상 손님을 잡은 자영업 업종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관리소나 직업 학원 등은 살아나는 반면, 출산·아동 분야 업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업체 수가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하나카드와 협업해 23일 발표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2023, 2024)간 기술전문 훈련학원의 매출이 연평균 8.8% 증가했다. 은퇴 이후 재취업 수요로 50대 이상 매출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전체 매출에서 50대 이상의 비중이 2022년 38.8%에서 2024년 43.2%로 꾸준히 성장했다. 외형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장년층의 특성도 포착됐다. 같은 기간 피부·체형관리 서비스업의 매출이 연평균 12.0% 불어났는데, 50대 이상의 매출 비중은 31.7%(2022년)에서 34.6%(2024년)로 확대됐다.

    이는 하나카드의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활용해 대표적 소호(소상공인·개인사업자·자영업자) 업종인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 업황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특히 50대 소비자의 소호 시장 영향력이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녀 양육을 하며 직업 활동도 활발해 지출 형태가 다양하다는 뜻이다.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입시학원 매출에서 50대 비중도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까지 늘었다.

    이에 반해 저출생으로 관련 업종 수요는 위축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업종이 산후조리원이다. 출산 시 이용률은 여전히 높지만 저출생으로 인해 점포 수가 줄고 있다. 2022~2024년 가맹점 수는 연평균 4.0% 줄었고, 카드 결제 승인건수도 16.8% 감소했다.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출 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이 일부 이뤄지면서 오히려 건당 승인금액은 23.6% 증가했다. 소아과, 아동복 판매점 등 업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점포 수가 줄면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남은 점포의 가격이 인상되기도 한다"면서 "이는 육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저출생 요인이 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