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인사 20여명에 살해 위협·도주 촉구
이란 정부와 관계 끊는다는 영상 제작 요구도
이스라엘과 이란 국기.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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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12시간 내 탈출하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우리 명단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요원들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한 장성에게 전화로 위협한 내용이다.
이 전화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해 군 고위 간부와 핵 과학자들을 살해하고 몇 시간 후에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정보요원은 “우리는 당신 목덜미보다도 가까이 있다. 이를 명심하라”고도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후 이란 정권의 분열과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 고위 당국자들을 위협하는 비밀 작전을 시작했다며 해당 작전의 녹음본과 대화 내용을 입수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르시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이 이란 고위 당국자 20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지 않으면 그들 역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경고했다.
‘12시간 내 탈출’ 요구를 받은 장성은 이란 정부와 관계를 끊는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12시간 안에 만들라는 주문도 받았다. 해당 장성이 영상을 촬영했는지와 이를 전송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아직 이란에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WP는 전했다.
이란 고위 인사 중에는 이처럼 이스라엘 측의 전화를 직접 받거나 배우자를 통해 연락받은 이들이 있다. 집 현관문 아래에 경고장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이스라엘 한 관계자는 “그들은 자신들이 우리에게 투명하게 알려져 있으며 우리 정보 침투력이 100%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은밀한 협박 작전의 목표는 이란 지도부를 저지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었다고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살해된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어렵도록 2선, 3선의 인사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여러 안보·군사 기관이 연루됐다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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