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 |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4·3의 아픔과 화해를 담은 평화의 메시지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레퀴엠으로 울려 퍼졌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이 300여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4월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가운데 이날 선보인 '제주4·3평화 레퀴엠'은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이 작곡한 현대 진혼곡이다. 2천년 전통의 가톨릭 레퀴엠에 제주 여성들의 애환이 담긴 전래 자장가인 '웡이자랑'을 결합했다.
총기획은 미카엘 마르투시엘로 이탈리아 복스 인 아르테 협회 회장, 연출은 제주 출신이자 4·3 유족인 부종배 독일 오스나브퀴크 시립오페라극장 성악가가 맡았다. 작곡가 문효진이 음악감독을 맡고 파브리치오 카시 나폴리 산 카를로극장 지휘자가 지휘했다.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 |
특히 제주 유스코러스 중창단 어린이 13명이 로마오 페라 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과 어린이합창단,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합창단원으로 구성된 '복스 인 아르테 앙상블'과 협연해 제주어 자장가 웡이자랑, 제주 민요 '이어도사나', '설운아기' 등을 선보였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공연을 관람한 로마 시민 알프레도 카시에이요는 "가톨릭 문화와 한국 문화가 혼합되면서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우면서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세계 평화라는 제주4·3 비전도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작곡가 문효진은 "4·3영령들이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내고 희망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천국의 삶을 꿈꾸기를 바란다"고 했고, 성악가 부종배는 "제주4·3평화 레퀴엠은 제주의 소리와 멜로디, 제주의 언어와 세계의 소리인 레퀴엠이 결합한 곡"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유서 깊은 마르티니 성당에서 진행된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은 전 세계 시민들에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알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공연에 앞서 이 성당에서는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가 집전한 '한국을 위한 미사'가 열렸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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