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
근대 속 전근대 모습…세대전환 요구
청년과 노년 상호보완 관계…‘공화’ 회복
분열과 갈등 내려놓은 ‘한마음 프로젝트’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김명수 매경AX 대표 주재로 (왼쪽부터) 윤종인 법무법인 세종 AI·데이터 정책연구소장,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 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원장,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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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상황을 보면 근대 속 전근대의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정치에서는 왕정에서나 볼 법한 충성, 배신 등의 단어가 등장하고, 경제에서도 기업 세습이 이뤄지며 전근대적 이슈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이같이 분석했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국토교통부 자문위원, 대통령직속미래기획위원 등으로도 활동한 이 교수는 최근 5년여 간 ‘근대 속 전근대’에 관심을 가져왔다. 근대사회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전근대적 국가들이 근대적 강대국을 ‘저항의 축’으로 삼아 국제 질서를 어떻게 교란시키는지가 주된 연구 주제였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역시 근대라는 겉모양은 갖췄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실제 모습과 그 틀을 운영하는 사람은 아직도 매우 전근대적”이라고 진단했다.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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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칭 대한민국의 보수세력은 대통령을 왕처럼 모시고, 진보세력은 아직도 죽창가 구호를 외치며 자기 편의 의리를 중시하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부조화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러 일상적으로 병폐를 경험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특권층만이 고급 정보를 주고 받는 이른바 ‘정보 카르텔’도 이 일환이다.
부조리의 전근대적 관성을 타파할 방법으로는 ‘세대 전환’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합리성과 개인의 자유, 과학, 다양성,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세대로의 전환을 통해 전근대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진정한 중도 근대 세력이 근대화된 선진 시스템을 운영하고 리드할 기회가 남아있는 한 대한민국의 재도약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는 이와 연관해 ‘혁신마을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노인과 청년들이 세대 통합적인 지역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지역 혁신마을은 일터와 쉼터, 배움터, 놀이터, 삶터가 어우러져 모든 세대가 함께 사는 데 목표를 둔다.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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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청년과 노년 세대는 상호보완적 관계이자 서로 이익이 되는 관계”라며 “요즘 세태를 고려해 어린 세대가 나이 많은 세대에게 그들의 관심사를 알려주고, 그들의 삶에서 익숙한 방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세대 간 교류와 갈등 해소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DCDR)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 비용은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2326조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명목 GDP인 2401조원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높은 사회적 갈등 비용을 고려할 때 사회적 대타협기구 등 실질적 방안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통합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화여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이기도 한 윤종인 법무법인 세종 AI·데이터 정책연구소장 역시 사회 계층과 지역 간 격차의 확대, 소득 하위 계층의 분노 및 불만 증가, 이로 인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 증폭이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윤종인 법무법인 세종 AI·데이터 정책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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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원장도 “과거엔 위기의 근원이 주로 외부 환경에 의한 도전이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분열을 일으키는 내부요인이 주된 근원”이라고 현 사회를 진단했다.
이어, 사회적 분열을 야기하는 내부요인으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정치의 후진성 △권력층의 전근대적 세계관과 사회 전반의 철학적 빈곤을 제시했다.
이같은 내부요인은 편을 갈라 싸우면 나라가 망할 때까지 싸우는 한국인 특유의 속성을 작동시켜 대한민국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기울어진 부와 소득이 사교육을 통해 세습되고 이로 인해 계층이 공고화되면서 현재는 주거 지역마저 계층별로 구분돼 도시가 성채(城砦)가 되고 있다고 윤 소장은 지적했다. 그는 “이는 헌법이 지향하는 공화국 이상과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뒤처지더라도 함께 끌어안고 가는 것이 진정한 ‘공화’”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라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는 복지와 교육 기회의 확대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에 앞서 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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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민국 성장의 기반이 된 코리아 다이내미즘, 즉 ‘하면 된다’와 ‘흥’의 정신 기저엔 운명 공동체로서의 공화적 성격의 ‘대동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한국사회의 가능성을 높이 사기도 했다.
김명수 매일경제신문 이사 겸 매경AX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 경제가 성장의 한계에 달하는 가운데 소득이나 자산은 물론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해진 게 우리 사회 갈등의 근본문제라고 본다”며 “이런 가운데 한마음 대한민국 프로젝트는 아주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활동”이라고 전했다.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사단법인 성공경제포럼 주최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 출간기념회 기념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장진모 교보생명 전무, 김명수 매경AX 대표, 이장우 성공경제연구소 원장, 박승찬 카톨릭대 교수, 조경진 서울대 교수,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 이기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윤종인 이화여대 교수, 최수 글로텍 회장,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 계인국 고려대 교수. [사진 = 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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