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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자료삭제 지시’ 전 경찰 간부에 징역 6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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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지난해 2월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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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부하 경찰관들에게 ‘핼러윈 행사 관련 내부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홍다선 판사는 9일 오전 증거인멸 교사·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교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장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즉시 구금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부장은 이태원 참사 발생 후인 2022년 11월 2~4일 서울경찰청 부서 내 경찰관들에게 핼러윈 축제로 인한 인파 위험을 예상한 경찰 정보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업무 컴퓨터에 저장된 관련 파일을 지웠다. 검찰은 지난 4월23일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홍 판사는 “불행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사고 원인과 경과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거쳐 관련자들이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고 사회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했다”며 “그런데도 경찰 조직의 일원인 피고인이 강제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도록 했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정보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관련 정보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판사는 “범죄 수사와 예방, 공공안전을 위해 묵묵히 소명을 다하는 일선 경찰관의 직업적 자긍심과 헌신, 이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는 행위”라며 “사실관계 축소·왜곡 시도 행위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이 사회에 절실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 판사는 박 전 부장이 혐의를 부인해온 점, 일부 경찰관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모호한 진술을 한 점 등을 언급하며 “피고인이 국가적 재난 사태의 사실관계를 은폐하고자 증거를 인멸해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위태롭게 하고도 여전히 국가의 형벌권 실현을 방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박 전 부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특정 문서 삭제 의도가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해왔다. ‘규정에 따라 문서를 관리하라’ 등 복무 기강을 지시하는 것은 증거인멸 교사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의 책임이 부각되지 않게 하려고 관련 문서를 폐기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박 전 부장은 2022년 11월2일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참사 전에 작성한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 및 특별첩보요구(SRI) 보고서’ 등 문서 4건을 삭제 지시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 전 부장과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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