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수 정상화' 공지에도 물 안 나오거나 흐린 물…폭염 속 주민 고통 가중
송수관로 파손 지점 못 찾아 복구 지연…"상수도 복선화 등 대책 시급"
줄 서서 물 받는 아파트 주민들 |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상수도 송수관로 파손으로 울산 울주군 6개 읍·면 지역에서 중단된 수돗물 공급이 나흘째 정상화되지 않고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관로 파손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해 복구가 지연된 데다가, 뒤늦게나마 예고한 공급 재개 시간을 넘겨서도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폭염 속에 고통을 겪는 등 상수도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수도본부는 지난 22일 저녁 재난문자를 통해 '밤 11시부터 수도 정상 공급 예정입니다. 고지대 배수지에서 거리가 먼 지역은 수돗물 도달 시간이 늦어질 수 있으나, 자정(23일 0시)까지는 급수가 될 예정입니다'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23일 오후 3시까지도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언양읍·삼남읍·두동면·두서면·삼동면·상북면 등 울주군 서부지역 6개 읍·면에 단수 조처가 내려진 이후 나흘째 불편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약 3만5천 가구, 6만8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급기야 상수도본부는 23일 아침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물 사용을 최소화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다시 보내기도 했다.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한꺼번에 많은 물이 공급되면서 고지대나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수압이 약해지자 사용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비가 그치자마자 시작된 폭염 속에 씻거나 화장실 이용을 제대로 못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은 주민들은 "울산시 공지만 믿고 비상 용수를 준비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거나 "물은 나오는데 아메리카노 색이다"라는 등의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물 받기 위해 줄 선 주민 |
상수도 관로에 문제가 생긴 초기에 대응이 미흡했던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단수 조치는 지난 19일 낮 12시 10분께 울주군 범서읍 천상정수장에서 언양1가압장으로 이어지는 지름 900㎜짜리 상수도 송수관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겨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뤄졌다.
조사에 나선 상수도본부는 18∼19일 울산에 내린 많은 비로 태화강 유량과 유속이 증가한 영향으로 강을 따라 매설된 송수관로의 특정 지점에서 파손이 발생,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상수도본부는 애초 범서읍 사연교 인근 지점에서 관로 파손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물막이와 굴착 작업 등에 들어갔다.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1일 오후에는 수돗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상수도본부는 "관로 파손 지점은 물이 급격하게 낙하하는 곳인 데다가, 당시 유량이 많고 유속도 빨라서 누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언양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천재지변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기반이 잘 갖춰진 광역시에서 사흘 넘도록 복구를 못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면서 "울주군 서부지역에 대규모 주택 단지나 역세권 개발이 추진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수도 복선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파손된 상수도 관로 복구 작업 |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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