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경 대표와 갓생인턴 5명이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점프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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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던 한은경 대표가 생면부지 강원 영월에 내려온 건 2021년 무렵이었다. 한 대표는 이 곳에 '위로약방'을 차렸고 불과 3년여만에 지역을 대표하는 '핫플(hot place)'로 만들었다. 처음엔 서울에서 내려온 '뜨내기'라 생각한 '텃새'들의 시비도 있었지만 '영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는 한 대표의 진심에 주민들이 마음을 열었다.
지역 농산물을 소재로 이웃 할머니들과 함께 만든 '초코나무쑥 팥초콜릿', 초코파이인 '영월단종쑥쉘'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도시민들에게 핫한 브랜드가 됐다. 요즘 대전하면 빵집 성심당이 떠오르듯, 영월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하는 '명소'가 됐다.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카카오메이커스 펀딩에도 성공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도 냈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이룬 것들이 모두 꿈만 같다"며 "앞으로 농산물은 물론 설화, 문화 등 지역의 다양한 소재를 상품화 함으로써 새로운 K-푸드의 활로를 모색해 보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농촌비즈니스 모델로서 위로약방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홍유진(건국대), 유민서(동국대), 남지승(중앙대), 김혜원(한국외대), 김민지(동덕여대)씨 등 최근 한씨와 함께 하게된 5명의 '갓생인턴십'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한은경 대표와 갓생인턴들이 함께 "위로약방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정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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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인턴십은 미래 주역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와 긍정적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농식품부가 매년 추진하는 '갓생 캠페인'의 일환이다. '갓생'은 자신만의 가치에 따라 의미있고 보람차게 살아가는 청년세대의 생활 양식을 뜻한다. 신을 뜻하는 '갓(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生)'의 합성어다.
김혜원(한국외대)씨는 "창농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다른 무엇보다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인과 청년이 상생하는 위로약방에서 창농을 위한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지승(중앙대)씨는 "제가 가장 하고픈 일을 하기위한 준비과정으로 다양한 현장경험을 준비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인구 소멸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경험도 있고, 또 그런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 데 이번 인턴십에서 그 모든 걸 충족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했다.
앞으로 이들은 각자의 인생역정과 꿈을 바탕으로 위로약방의 역동적인 미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위로약방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사회관계망(SNS) 활용 방안, 젊은 감각으로 무장된 매장 동선과 디자인 개선, 효과적인 고객 관리 및 응대, 유통망 개선을 통한 매출확대 등이 모두 그들의 몫이다.
위로약방의 시그니처인 상생약과. /사진=정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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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대표는 "인턴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굉장히 흥분이 된다"며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해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격려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는 4년전 영월에 내려와 '위로약방'을 차렸다. 위로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았다. 한 대표는 2021년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지역연계형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로컬 3기 창업팀에 선정됐다. 지역자원을 활용하거나 지역내 문제를 비즈니스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창업모델을 발굴하는 게 핵심이었다.
당시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위로'를 경영 철학으로 삼았던 한 대표에게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지역이 위업을 이룬 인물의 역사를 내세우는 데 반해 비운의 어린 왕을 위로하는 영월이야말로 모든 이에게 위로를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위로약방이 자리한 마차리는 원래 탄광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넓은 농지를 활용하거나 대량 생산이 필요한 아이템은 처음부터 어려웠다. 노인들이 손쉽게 노동을 하면서도 마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역 농산물인 '쑥'을 골랐다. 할머니들이 채집한 쑥으로 '쑥쉘(쑥초코파이)' '쑥살개아이스크림' '초코나무 쑥팥콜릿'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위로약방 넥스트로컬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팝업스토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사진=정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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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역사·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디저트 개발에도 주력했다. 지역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해 금가루를 뿌려 영월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소원사탕'도 개발했다.
이 곳을 다녀간 손님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얼마 전 상생약과를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여의도점에 런칭도 했다. 이후 판교점, 압구정점, 신촌점을 진행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압구정점에서는 두 번 앵콜팝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음 달에는 마차리에 생산공장을 완공하게 돼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나갈 수 있게 됐다.
한은경 대표는 "위로약방이 널리 알려지면서 새로운 농촌비즈니스 공간으로 알려진게 지금까지의 과정이라면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들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며 "상생과 위로의 브랜드로 국내는 물론 세계와 소통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영월(강원)=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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