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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정부, 조선 협력 프로젝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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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한화필리조선소 4도크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이 건조되고 있다. 도크 위로 한화의 영문명이 적힌 골리앗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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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카드로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대규모 현지 투자와 금융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 투자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주요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자택에서 진행된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n Great Again)를 차용해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프로젝트에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대미 투자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금융기관들의 대출·보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6일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관 장관은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보고했고 우리 측은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조선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업 재건은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우리나라에 유리한 카드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4월 '해양 지배력 복원'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의 조선업 재건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중국 견제 방안으로 중국 조선사에 대해 항만 입항 톤당 요금을 부과했다. 미 의회는 동맹국 조선소에 미 해군 함정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 발의했다.

    현재 글로벌 조선시장을 중국과 한국이 양분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하는 국가는 사실상 우리나라밖에 없다. 통상당국도 이 점을 강조하며 우리나라가 '대체 불가능한 제조업 동맹'임을 내세워 협상에 임하고 있다.

    조선업 협력은 일본과는 차별화한 협상 카드로서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부담을 한층 덜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760조원) 규모의 투자 등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4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선업 협력 카드가 주효할 경우 대미 투자 부담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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