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대표 후보 인터뷰
“백지신탁 제도 보완…기업가 출신 정치인 늘리자”
“중앙당 인재 적체 심각…보좌진 지역구 공천 확대”
“2주 내 대선백서 제작”…고강도 인적 쇄신도 예고
'전한길' 등 아스팔트 세력 두고 "출당 시켜야" 요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 =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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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은 지난 2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적 쇄신’과 ‘새로운 인재 영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쇄신-영입 병행”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기업인 영입 필요성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는 “(기업인은) 정치인에게 필요한 모든 스킬셋을 다 가진 분들”이라며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부터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회계 장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국가 예산을 다루는 의원 중에 회계장부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꼬집었다.
마케팅과 조직 관리 능력까지 갖춘 기업인은 정치에도 강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치인의 30%가 기업가 출신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기업가 출신이지 않나”라며 “우리나라 정치권의 기업가 비중은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업가 비중을 높여 정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그는 정치 진입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로 ‘백지신탁 제도’를 꼽았다.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자산 대부분을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백지신탁이 아니라 사실상 백지 매각에 가깝다”며 “신탁을 하면 그냥 투자를 위해서 주식을 가진 분들도 한 달 내에 팔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해당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백지 매각 대신 5년간 매각 금지 서명을 하는 방식 등 대안을 마련하면 이해충돌을 막을 수 있다”며 기업인의 정치권 진입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보좌진·당직자 인사 적체 해소책도 언급됐다. 그는 “중앙당에는 100명밖에 보좌진을 둘 수밖에 없어 새로운 사람을 뽑아도 보낼 곳이 없다”며 “원하는 분들에겐 지방선거 등에 길을 열어드리고, 선거나 여론조사 전문가 등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실력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력 있는 당직자·보좌진이라면 비례대표 대신 지역구 공천으로 바로 연결되는 길을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청년 정치 참여 확대도 언급했다. 그는 “2030세대 등 청년은 보수화가 된 게 아니라, 철저하게 이익투표를 하는 집단”이라며 “청년 공천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2030의 정치 관심도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 비율을 높여 청년 정책을 만들 수밖에 없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인적 쇄신과 관련해 안 후보는 당 대표 당선 시 2주 내 대선 백서를 제작하고 관련 책임자를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당 내외의 전문가와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분들에 작성을 맡기면 2주 내에도 나올 수 있다”며 “이미 국회에서도, 언론에서도 정리가 끝난 상황이다. 백서에 나온 분들을 윤리위원회에 처분을 맡기는 방식으로 쇄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름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권영세·권성동 의원 등이 해당 쇄신 논의에 오르는 인물로 꼽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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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 일답
-당대표 출마 일성으로 혁신을 이야기했다.
△크게 세 덩어리다. 인적 쇄신은 필수적이다. 그게 없으면 사람들은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 따른 새로운 인력풀의 충원이다. 그리고 당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재 영입은 어떤 방안을 구상 중인가.
△기업가와 국회 내 당직자(보좌진), 그리고 청년들이 새로운 인재 풀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업가 출신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가들은 정치인에게 필요한 모든 스킬셋을 다 가지고 있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 국가 예산을 다루는 의원으로서 회계 장부를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마케팅과 조직관리까지 모두 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전체 정치인 중 30%가 기업가 출신이나, 우리나라는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이유가 있지만 백지신탁 제도를 꼽을 수 있다.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데, 사실상 ‘백지 매각’과 다름 없다. 투자를 위해 갖고 있는 주식도 모두 신탁을 하면 한 달 내에 팔아버려야 하고, 아닌 경우엔 벌금을 내야 한다. 무조건 백지 매각이 아니라 향후 5년 내 매각을 금지하는 서명을 두는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둔다면 기업가들의 유입을 늘릴 수 있다.
-다른 분야의 인재들은 어떻게 영입하나
△정당법에 따르면 중앙당 내 100명에만 당직자나 보좌진을 둘 수밖에 없다. 그 분들에게 지방선거 등 공천을 주고, 능력 있는 분에게는 비례대표가 아니라 지역구로 바로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빈자리를 선거나 여론조사 전문가 등 새로운 인재로 채울 수 있다. 청년의 경우, 공천 비율 확대를 의무화해 청년 참여를 높여야 한다. 2030세대의 경우 보수화가 된 게 아니라 철저하게 이익 투표를 하는데, 청년 위주의 정책을 만들 수밖에 없게 된다면 청년층의 관심을 국민의힘으로 돌릴 수 있다.
-쇄신은 어떻게 하려 하나.
△2주 내에 대선 백서를 만들겠다. 당 바깥의 전문가와 당내 계파색이 없는 분들께 맡기면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 백서를 통해 책임이 있는 분들은 윤리위에 처분을 맡기는 방식으로 인적 쇄신을 할 생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인적 쇄신을 두고 내부 총질이라 한다.
△거기서 주장하는 내부총질은 반개혁적인 주장과 계엄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는 것과 다름 없다. 반개혁적인 방향일 뿐 아니라 개혁적인 방향에 대한 처벌까지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옳은 방향은 아니다.
-일부 강성 주자가 전한길 등 아스팔트 세력과 손을 잡는 것 같다.
△전한길 씨는 출당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건 정당으로서 건강한 게 맞다. 다만, 스펙트럼에서 벗어나는 사람까지 무리하게 품으려 한다면, 갈등이 생긴다. 계엄 옹호는 그 스펙트럼의 범주에서도 벗어난다. 그 분들은 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으로 가시는 게 당을 위해서도 맞는 길이다.
-같은 혁신파 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아쉽다. 같은 혁신주자로서 경쟁을 하길 바랐다. 혁신 경쟁의 차원에서 한 전 대표의 불출마는 아쉽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끼리 제대로 된 혁신 경쟁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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