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 중 반감 적었지만
가자 군사 작전 이후 분노
크레타섬 등서 입항 저지
그리스 시민들이 29일(현지시간) 크레타섬의 아요스 니콜라오스 항구에서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 입항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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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둘러싸고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확산하면서 이스라엘 관광객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반이스라엘 정서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그리스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번지는 추세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그리스 크레타섬 아요스 니콜라오스 항구에 약 3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스라엘 크루즈선 ‘크라운 아이리스’호의 입항을 저지했다. 시위대는 “학살을 멈추라”고 쓴 푯말을 들고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진압 과정에서 4명을 연행했다.
지난 28일에는 로도스섬에서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그리스 EPT가 보도했다. 유람선을 타고 온 이스라엘 관광객 600명 중 일부가 입도 과정에서 시위대와 충돌해 14명이 체포됐다. 앞서 22일에는 시로스섬에서 300여명이 모여 이스라엘 관광객 보이콧 시위를 벌였고 약 1600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하선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여론조사기관 QED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인의 55%는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34%는 이스라엘에 반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 이후 비교적 반이스라엘 정서가 작았던 그리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상황이 악화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높아지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당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할리스 크리소호이디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29일 “타국민의 합법적 입국을 막는 시도는 반인종차별법에 따라 기소 및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이스라엘 보이콧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탈리아의 대형 소비자협동조합 슈퍼마켓 체인 ‘코오프 알레안차 3.0’은 지난달 이스라엘산 땅콩과 타히니 소스 등을 전 매장에서 철수했다. 또 지난 5월 노르웨이 게이랑에르의 한 호텔은 이스라엘 관광객이 예약 요청을 하자 “노르웨이 노동조합이 곧 이스라엘 관광객과 상품을 보이콧할 예정이므로 예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반감이 자칫 인종차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7일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휴게소에서 키파(유대교 전통모자)를 착용한 유대인 부자가 계산원과 군중에게 폭언을 들은 뒤 폭행을 당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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