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다시 국민이다.'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번 전당대회 비전대회에는 8·22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장동혁·조경태·주진우 의원(가나다순) 등 당 대표 후보 5명이 연사로 나섰다. 이날 비전대회에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다섯 명의 후보를 향해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비전 경쟁을 보여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주진우(왼쪽부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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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으로 연단에 오른 주진우 후보는 자신을 '반탄(탄핵 반대파)'과 '찬탄(탄핵 찬성파)' 모두와 거리를 두는 인물로 규정했다. 주 후보는 "보수의 명예를 회복하려면 새 얼굴이 필요하다"며 "주요 당직을 모두 초·재선에게 맡기고, 젊고 유능한 보좌진과 당직자를 중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일 안 하는 국회의원은 반드시 퇴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어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일당독재를 획책하고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려 내란 몰이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사분오열 나눠서는 이길 수 없다. 화합과 단결의 리더십으로 당심을 하나로 결집하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중요한 당론 결정에는 전(全) 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토론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다가오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김 후보는 "공천 심사위원장 겸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당을 위기에서 구한 경험이 있다"며 "당선되면 즉시 당 대표가 주도하는 지방선거 기획단을 운영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공천을 실행해 지방선거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안철수 후보는 당이 처한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비판에서 출발했다. 안 후보는 "현재 국민의힘의 비전은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백지상태"라며 "즉시 수술이 필요한 말기 환자임에도 오히려 자연 치유를 믿는 만용을 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당 지지율 17%, 즉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서울·경기·인천·충청·호남·강원·제주 그리고 영남에서조차 국민의 힘을 불신하는 분이 더 많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매일매일 이재명 대통령 배 천하제일 아부 떨기 대회를 하고 있고, 이재명 정부의 딥스테이트인 성남파들이 잇따라 저질인사와 괴이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국민 절반 이상이 우리보다 민주당을 더 믿는다"고 한탄했다.
안 후보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극단 세력과의 절연을 지목했다. 안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강사에게 당장 당을 떠나라고 일갈은 못 할 망정 머리를 조아리고 서로 방송 나가겠다고 번호표를 뽑는 사람들, 대선 과정에서 당을 통째로 말아 먹다 못해 당원의 불신임을 받아놓고도 반성과 성찰은커녕 일말의 혁신조차도 거부하는 사람들,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숭상하는 극단 세력을 당심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재건을 위한 정치적 자원 발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안 후보는 "청년당 실질적으로 창당해서 자체 전당대회와 청년당 대표 등 당직 운영할 수 있는 자율적 기회를 드리겠다"며 "당 대표 선출의 민심을 강화하고 지방단체장은 선진국처럼 당원 100%로 선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조경태 후보 역시 과오 청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가 가진 마지막 기회이고, 잘못된 과거와의 완전한 절연을 통해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며 5가지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조 후보는 "당원 주권 시대를 열어 당을 위해 헌신하신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주요 직책이나 주요 정책 그리고 공천 심사에서 배제 받지 않고 우대받을 수 있는 가점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앙부처 지방 이전 ▲당 대표 직속 청년 자치 정책위원회를 신설 ▲사법시험 부활 ▲국민 100% 인적 쇄신위원회 신설 등을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장동혁 후보는 "탄핵을 반대하는 것이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는 것이 될 수 없다"며 "당론을 따르고 열심히 싸운 사람들이 혁신의 대상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 후보는 "공수처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재판 절차가 불공정하다고 외친 것이 극우가 될 수 없다"며 "싸울 때 피해 있던 사람들이 전투에서 피범벅이 된 동지를 향해 손가락질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이른바 '찬탄파' 후보들이 인적 쇄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반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22일 전당대회를 갖고 대표를 선출한다. 예비경선에 진출한 당 대표 후보자는 김문수(이하 가나다순) 전 고용노동부 장관·안철수 의원·장동혁 의원·조경태 의원·주진우 의원이다. 최고위원 후보는 김근식·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신동욱·양향자·장영하·최수진·함운경·홍석준 후보 등 11명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5∼6일 책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각각 50%씩 반영되는 예비경선을 통해 대표 후보는 4명, 최고위원 후보는 8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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