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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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계엄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수차례 찾았던 무속인 ‘비단아씨’ 이모씨에 대해 출장 조사를 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외환 의혹이 담긴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을 분석해온 특검팀은 주변 인물 조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뒤 이날 노 전 사령관 소환에 나섰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에 있는 이씨 점집(신당)을 찾아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씨에게 노 전 사령관 주변 인물들이 누구인지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전 이씨에게 보여줬던 사진 속 군 관계자들에 대해 질문했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과 교류했던 다른 무속인들에 대해서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과 친분이 있는 예비역과 무속인이 누구인지 파악하려는 차원의 조사로 보인다.
앞서 이씨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2024년 1월 말까지 자주 방문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인들의 사진을 몇차례 보여주면서 점괘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뭔가 문제를 만들었을 때 (이 사람들이 나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노 전 사령관 전담팀을 꾸려 외환 의혹 발단이 된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을 분석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검팀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엔엘엘(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시키는 방안’, ‘북의 침투로 인한 일제 정리할 것’, ‘오물풍선’ 등이 담겼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풍 공작을 벌였다는 외환 의혹에 노 전 사령관이 주도적으로 가담했을 것이라 의심한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과 관련된 군사 작전에 대해 수사 중이다. 육군항공사령부는 지난해 6~11월 7~8차례에 걸쳐 아파치 헬기를 서해 NLL 인근에 투입했다. 북 측과 거리를 두고 우회하는 경로가 아닌, 서해 NLL을 따라 이동하는 초근접 비행이 이뤄져 도발을 의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드론작전사령부의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과 정보사 요원들의 주몽골 북한대사관 공작 사건에도 연루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노 전 사령관을 소환해 수첩 내용과 작성 경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북풍 공작을 모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현재까지 수사기관에 수첩 관련 진술을 거부해왔다. 이에 특검팀은 그동안 수첩 내용을 분석하는 한편 이씨 등 노 전 사령관과 교류했던 예비역, 무속인 등 주변 인물 조사에 집중해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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