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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공시만 믿었는데” 갈수록 느는 공시 번복·불이행…개미들은 ‘총알받이’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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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총 31건…41%↑

금양, 하루동안 26.1% 폭락…최고가 대비 93%↓

허위·과장공시 등으로 불공정거래 악용 우려도

[챗GPT를 이용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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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뻥튀기 공시 이거 완전 주가조작 아닙니까”, “개미들은 완전 총알받이 됐어요”, “지금이라도 휴지조각 되기 전에 탈출해야 하나 싶습니다” (온라인 주식투자 게시판)

이차전지업체 금양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공시 번복을 이유로 지난 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시공시법인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데 따른 것이다.

금양은 벌점 누적에 따른 거래정지가 풀린 6일 하루 동안에만 26.1% 폭락했다. 7일에는 하락폭을 줄여 전날보다 0.53% 떨어진 1만3060원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 2023년 7월28일 배터리 투자 열풍으로 기록한 최고가 19만4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93.3% 떨어진 수치다. 불성실 공시에 주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공시 번복·불이행 등을 이유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시를 번복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총 31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2건(코스닥 20건, 유가증권시장 2건)에 비해 40.9% 늘어난 것이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 시장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가증권시장 7건, 코넥스 시장 2건을 각각 기록했다.

불성시공시법인 지정 예고 건수도 37건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25건, 유가증권시장 10건, 코넥스 2건 등이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28건(코스닥 21건, 유가증권시장 7건)과 비교해 32.1%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이 공시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 등에 해당할 경우 벌점이 부여되는데, 누적 벌점이 10점 이상일 경우 하루 매매 거래가 정지되며 15점을 넘어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서울시내 기업 전경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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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외에도 지난달 28일에는 이수페타시스가 타법인 인수합병을 철회하고 유상증자 금액을 20% 이상 변경하며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STX는 지난달 7일 판매·공급계약체결 변경사실을 거짓 또는 잘못 공시하는 등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도 금전대여 결정 이후 정정사실, 채무보증 결정 관련 정정 사실을 지연 공시해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 기업 모두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직후 주가가 하락했다.

불성실 공시가 증가하면 자연히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허위·과장성 공시 후 매도차익 실현 등 불공정거래에 이용 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단일판매·공급계약의 허위 과장공시 방지 지침 발표 당시 언급한 사례에 따르면, A사의 경우 코로나 백신 관련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한 후 주가가 급등락(공시 전후 10거래일 62.3% 상승, 40.4% 하락)했으나 결국 계약금액의 50% 미만 이행으로 계약을 종료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2차전지 관련 공급계약 체결을 계약상대방 비공개로 공시해 공시 전후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78.1% 상승했으나, 계약체결 1년 만에 이행률 0%로 계약을 해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B사의 사례도 있었다.

불성실 공시 법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금리 상승과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재무적으로 취약한 상장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섣불리 자금조달 관련 공시를 했다가 수차례 번복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 상장사의 약 41%에 달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한계기업의 증가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증시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는 투자자 피해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시장 신뢰도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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