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위협한 산불, 안계면 과수원서 시작
첫 발화지 경북 의성 안평면과 13.7km 떨어져
과수원서 연기 나더니 강풍 타고 안동까지
안동 하회마을 근처까지 덮친 산불도 실화로 밝혀진 가운데 경북 의성 안계면 한 과수원에서 불이 나 연기가 오르는 모습. (사진=M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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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MBN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군 산불은 오전 11시 25분쯤 안평면과 오후 2시 39분 안계면에서 발생했다. 이는 당초 안평면에서 성묘객으로 인한 실화 뒤 약 3시간쯤 지난 시각 일어난 일이었다.
안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한 과수원으로, 이곳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진해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까지 위협했다.
당시 모습이 담긴 CCTV에는 안평면 괴산리와 직선으로 13.7㎞ 떨어진 안계면 양곡리 한 과수원에서 불이 나는 모습이 담겼는데, 고속도로 맞은편 야산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더니 얼마 후 불길이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지기 시작해 안동으로 넘어갔고 이는 도시 전체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혼란을 야기했다. 불이 난 과수원 안에는 쓰레기와 농약병 등을 태운 흔적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의성 산불을 조사 중인 경찰은 의성군 특별사법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또 다른 실화자인 50대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초 발화 당시 A씨 딸은 119에 “불이 나서 (증조부의) 산소가 다 타고 있다”며 “아빠랑 같이 왔다”고 신고했다. 위치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답변을 했으나, 약 1분 후 전화를 건네 받은 A씨로부터 정확한 주소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통화 당시 “묘지를 정리하며 나뭇가지 등 쓰레기를 소각하던 중 불을 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경북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까지 번졌다. 국가 보물 고운사 등 유형문화유산과 주택·공장 등 4000여 채를 태웠으며, 4만 5157㏊로 여의도 면적 156배에 달하는 산림이 불탔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헬기 조종사 및 산불진화원, 주민 등 26명이 숨진 가운데 실화자에 대한 처벌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실화로 인한 형사 처벌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준형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너무 솜방망이 처벌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있지만 얼마 전에 초대형 산불 발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고의적인 방화는 최대 6년이고 실화 같은 경우에는 최대 징역 3년 이하로 처하게 돼 있다”며 처벌에 한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외국 같은 경우는 국가나 정부가 산불 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민단체나 관련 인권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국가상대로 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사례는 아직까지는 거의 없고 대부분 재난지원금으로 일단 보상이 이루어진 다음 정부가 실화자나 혹은 과실 책임이 있는 단체에다 구상하는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17년 3월 9일 담뱃불로 불을 낸 주민 2명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2016년 4월 6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에서 쓰레기 등을 태우다 산불을 낸 주민에겐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또 산림 피해액과 진화 비용 등 8000여만 원의 배상금이 청구됐다.
또 울산 봉대산 일대에서도 37번이나 산불을 낸 혐의로 구속된 실화자가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의 확정판결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당시 이 방화로 임야 4만 8천465㏊가 소실된 바 4억 2000만 원의 손해 배상 책임이 부과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주 국립산림과학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과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실화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감식 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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