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천황사 돌계단에서 대웅전을 바라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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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얼음골을 오르다 놓쳐선 안 될 사진 명소가 있다. 계곡을 따라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는 나무 그늘 사이로 고즈넉하고 소박한 천황사(天皇寺)가 자리한다. 전면 세 칸짜리 대웅전과 비슷한 규모의 부속 건물 한 채가 전부인 작은 사찰이다.
사찰보다는 암자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 절이라 관련 기록도 많지 않다. 70여 년 전 중건 중 발견된 보물 ‘밀양 천황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옛 이름: 밀양 천황사석불좌상)이 신라 후기 양식이라 최초 건립시기도 이맘때 즈음으로 추정할 뿐이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법당에 있었지만, 현재는 경남 사천시 백천사로 이전했다. 국가유산도 없고 규모도 작아 정작 경내에 들어서면 볼거리가 많지 않다.
천황사는 오히려 밖에서 바라봐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천황사를 바라보면 얼음골 냉기에 오싹해진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소란한 여름의 풍경을 씻어낼 수 있다. 계곡에서 떨어져 숲으로 들어서면 짧은 돌다리를 지나 천황사로 가는 돌계단의 밑바닥에 서게 된다. 오른편으로 돌면 얼음골로 직행할 수 있는 갈림길이다.
돌계단 밑에서 천황사를 올려다보면 한눈에 대웅전이 담긴다. 주위 번잡한 것들은 전부 돌계단에 가려지고 단청과 기와, 법당을 감싼 병풍 같은 숲, 푸른 하늘만 남는다. 돌계단 사이로 적당히 고개를 내민 초목도 사진에 작은 초록을 더한다. 초록빛 자연과 푸른 하늘, 오색단청과 푸른 기와가 어우러져 한국의 여름 감성을 담기 최적인 장소다.
경남 밀양시 얼음골 올라가는 길 수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천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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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글·사진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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