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프로골프 투어에서 12년 만에 72홀 최소 타수 신기록이 나왔다. 홍정민이 17일 경기도 포천 몽베르CC에서 끝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29언더파 259타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다./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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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최소타 우승 기록이 12년 만에 깨졌다. 홍정민(23)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달려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로 우승했다.
홍정민은 17일 경기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44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를 6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버디 9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2위 유현조(20·20언더파)를 9타 차로 압도했다. 나흘간 버디 31개, 보기 2개를 기록한 홍정민은 KLPGA 투어 72홀 대회 최소타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김하늘(37)이 2013년 세운 23언더파 265타였고, 2020년 유해란(24), 2024년 이정민(33)이 타이기록을 작성했는데 이날 홍정민이 6타를 더 줄였다.
홍정민은 1라운드 때 버디만 7개 잡아내 공동 선두에 올랐고, 2라운드에선 버디 8개로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에서 다시 버디만 7개를 잡으며 2위와 격차를 벌렸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는 박민지(27) 언니 말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던 홍정민은 이날 4라운드에서 최소타 기록과 함께 투어 최초의 72홀 대회 노 보기(no bogey) 우승에도 도전했다. 그러나 5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5m 파 퍼트를 놓쳐 이번 대회 첫 보기가 나왔다. 17번홀(파3)에서 보기가 추가됐다.
2021년 투어에 데뷔한 홍정민은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지난 5월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달 초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컷 탈락 이후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오히려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 잘된 것 같다”고 했다.
홍정민은 국가대표를 거쳐 2020년 점프(3부) 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2023년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극복해냈다. 키 167㎝인 홍정민은 올 시즌 그린 적중률 1위(79.5%),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5위(247.1야드)를 달린다. 올 시즌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 중인 그는 상금(8억9892만원)과 평균 타수(69.67타) 1위, 대상 포인트 2위(357점)로 올라섰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
홍정민은 “너무 긴장이 되어서 전날 밤을 거의 새웠는데, 마음을 다잡고 가진 것을 다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했다”며 “샷 감과 퍼트 감이 좋아 72홀 기록 경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샷 정확도를 높여 홀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고, 파5홀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는 그는 “노 보기 플레이에 정말 욕심이 났는데 놓쳐서 아쉽지만 그(첫 보기) 이후로는 좀 후련한 마음으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17일 경기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4번홀 버디 퍼트를 넣은 홍정민./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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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은 “이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며 “지난해 골프를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견디기 힘들었는데 버티면서 더 강해졌다”고 했다. “올림픽 금메달이 어렸을 때부터 꿈이자 궁극적 목표”라고 밝힌 그는 “모든 것은 올림픽 금메달로 가기 위한 길”이라고 했다.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 최소타 기록은 2017년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에서 장이근(32·미국)이 세운 28언더파 260타다. 미 LPGA 투어에선 김세영(32)이 2018년 손베리 크릭 클래식 우승 당시 31언더파 257타 기록을 작성했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선 언더파 기준으론 마쓰야마 히데키(33·일본)가 35언더파(2025 더 센트리), 타수 기준으론 저스틴 토머스(32·미국·2017 소니오픈) 등이 253타 기록을 갖고 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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