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일성 ‘국힘 심판’, “TK 소수정당 만들기 목표”
대통령 지지율 하락 “사면 영향력 있다면 n분의 1”
‘조국 사태’ 논쟁 재점화 두고 “내 효용 보여주려 해”
민주당 합당엔 “조세정책·차별금지법 등 다르기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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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18일 “정치적 역할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선거는 피할 수 없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방선거 목표를 두고 “국민의힘 파이를 0.5로 낮추는 것”이라며 “대구·경북 지역에 기초의원 후보를 다 낼 생각”이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을 두고는 “조세 정책·차별금지법 등에서 생각이 다른 지점이 있다”며 “덮어놓고 합당만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조만간 복당해 오는 11월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직에 복귀할 전망이다. 이날 사면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언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지지율 하락과 지방선거 유불리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아는 이 대통령은 그런 계산으로 이 문제를 결단할 사람이 아니다. 수지타산에 맞춰 판단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면권은 당대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이다. 대통령은 특정 그룹 이익을 위한 포석을 두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결단은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 전체 판을 보고 내린 큰 행보로 봤다.”
-지난 15일 출소 직후 국민의힘 심판을 말했다.
“위헌정당 해산은 특검 수사에 달렸다. 정치인으로 할 일은 국민의힘을 2028년 총선에서 소수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가 했던 1차 과제가 윤석열 일당과 싸우는 것이었다면, 2차 과제는 국민의힘을 지역적으로는 TK(대구·경북)에 갇힌 소수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과 오차범위 내에 있다.
“지금의 반등은 일시적이다. 김문수를 비롯해 등 친윤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구조적으로도 더 올라갈 수 없다. ‘전한길당’이 되면 중도층이 들어갈 수 없게 스스로 벽을 치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모두 구속됐다.
“윤석열·김건희·검찰이 지난 3년간 거짓말해온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구치소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김건희가 구속된 바로 며칠 뒤 제가 출소했다는 건 상징적 사건이다. 특검 수사를 통해 많은 분이 2019년을 돌아보게 될 거라 생각한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도 다시 받을 것이다.”
-조국 사태 재평가는 무슨 의미인가.
“제가 판결에 승복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다. 2019년 인사청문회 시점부터 제 자식에게 인턴의 기회가 주어진 것, 부모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남들은 받지 못할 기회를 준 것에 죄송하다 말했다. 또 인턴증명서에 적힌 활동 기간이 실제보다 짧았다는 것도 인정을 다 했다. 관행이라 주장할 수 있었지만 구질구질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그걸 재평가하자는 게 아니다. 일국의 검찰총장,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 특검 수사를 피하려고 속옷 차림으로 누워버렸다. 그게 윤석열의 본질이다. 그런 사람이 2019년 검찰총장 되고 벌인 각종 수사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질 거라고 본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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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사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면적이고 잘못된 해석이다.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 논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요인을 다 빼고 조국 사면만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건 오독이다. 영향력이 있다면 n분의 1이다.”
-검찰의 희생자라는 주장과 함께 사면이 무죄는 아니라는 여론도 강하다.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저는 지금 정치인이다. 법률가로서 변호하는 게 아니니까. 여전히 비판하는 분들, 여전히 변호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저는 그냥 제 길을 가는 것이다. 그 논쟁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
-정치인으로서 조국 사태에 따른 갈등을 통합할 책임은 없나.
“지금까지 13번 ‘플러스 알파’로 사과를 했다. 계속해야 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더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저를 비판하던 사람들이 지지로 돌아설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 길을 가면서 저의 효용과 역할을 보여주려 한다. ‘마음에 안 들지만, 싫어하지만 이건 잘하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면서 통합도 이뤄지는 것이다.”
-내년 6월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국의 정치적 역할이 남았다는 걸 보여주려면 다른 게 없다. 선거는 절대 피할 수 없다.”
-어디에 출마하려는 것인가.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준비한 바도 없고 정해진 바도 없다.”
-혁신당의 지방선거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대1 구도인데, 국민의힘 파이를 0.5로 낮추는 것이다. 혁신당이 국민의힘과 같은 규모의 정당으로 성장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끌어오겠다는 말인가.
“윤석열·김건희와 절연하고자 하지만 민주당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분들을 혁신당이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기초의원 후보를 다 낼 생각이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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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에서 지방선거 전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혁신당은 지금 자강이 필요하다. 조직을 정비하고 비전·정책을 가다듬는 게 먼저다. 그렇지 않고 합당론을 따라가다 보면 정체성이 없어진다. 혁신당 뿐만 아니라 진영에도 좋지 않은 일이다. ‘진영의 파이가 커지려면 어떤 게 맞는 것인가’라고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혁신당 독자 노선은 무엇인가.
“검찰·사법·언론개혁은 민주당과 80% 정도 의견이 일치했다. 단 한 번도 일치하지 않았던 게 금융투자소득세나 가상자산 과세 등 조세 정책이다. 주거·의료·돌봄 등 권리 수준을 올리려면 국채발행만으로는 안 된다. 중부담 중·고복지로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차별금지법과 같은 사회대개혁과 정치개혁에 있어서도 민주당과 생각이 다른 지점이 있다. 독자적 역할이 있는 것이다. 합당 여부만 따지는 건 맞지 않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논의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 문제는 (지난 대선 당시) 야5당이 합의한 것이고 공당으로서의 약속이다. 민주당이 답을 해야 하는 문제다.”
-정치인 조국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윤석열 일당을 끝내기 위해서만 정치를 결심한 게 아니다. 윤석열 이후의 세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검찰·사법·언론개혁과 윤석열·김건희 처벌은 올 연말 안에 정리될 문제들이다. 나머지 4년의 성과가 있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그 성과를 내기 위해 뛸 것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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