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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로봇이 온다

    치킨업계의 '로봇' 열풍…'뉴노멀'로 자리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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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건비 절감에 균일한 품질 노린 자동화
    '푸드테크' 확산…조리로봇 시장 성장세
    "초기 설치 부담 해소…본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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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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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업계가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품질 편차, 안전 등 복합적인 문제의 해법을 자동화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로봇이 제공하는 효율성이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되지 않는 만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사람 대신 로봇

    주방은 일상 속 친숙한 공간이다. 동시에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장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95건의 화상 신고 중 열·액체·증기 등에 의한 사고는 16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치킨의 경우 뜨거운 기름을 다룬다는 특성상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조리로봇'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손을 잡고 전용 튀김 로봇을 개발했다. 이후 현재까지 연구개발(R&D) 센터인 '정구관'과 가맹점주의 교육 시설이 마련된 전국 물류센터, 23곳의 가맹점에서 총 30대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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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촌치킨의 튀김 로봇./사진=윤서영 기자 sy@


    교촌치킨의 튀김 로봇은 사람을 대신해 초벌과 재벌, 성형 등 튀김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건 반죽을 묻힌 닭고기를 투입하는 것과 남은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일 정도다. 덕분에 작업자는 화상 위험을 줄이고 조리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는 전국 30개 매장에 첨단 튀김 로봇 '튀봇'을 도입했다. 튀봇은 사람이 초벌한 재료를 튀김기에 투입하면 튀김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매장 간 맛과 품질의 편차를 줄이고 균일한 완성도를 유지하게 됐다는 평가다.

    BBQ의 경우 주방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동화 장비 개발 전문 업체 '네온테크'와 협약을 맺었다. 현재는 네온테크의 자동화 튀김 설비인 '보글봇'을 바탕으로 BBQ 전용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보글봇은 BBQ 뿐만 아니라 롯데GRS와 협업해 롯데리아 점포 2곳(구로디지털역점·서울대입구역점)에도 설치됐다.풀어야 할 숙제는

    업계는 조리로봇의 도입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반복적인 튀김 공정을 자동화한 덕분에 신속한 주문 대응이 가능해진 데다, 인력 운용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조리 로봇을 활용하면 매장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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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푸드 로봇 시장은 2020년 19억달러(약 2조64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40억달러(약 5조55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13.1%의 성장률이다. 이에 따라 자동화 흐름이 본격화되면 조리 로봇을 도입하는 매장이 늘어나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로봇을 매장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유지·보수 등에 대한 비용 부담, 고장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쉽지 않다. 또 소비자 경험 저하도 도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조리 로봇 활용에 따른 획일화된 맛으로 차별성이 사라질 경우 투자 대비 소비자 만족도가 낮아 확산 속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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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hc 튀봇./사진=bh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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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조리 로봇 도입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이에 따라 시장 진흥책과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맹본부가 가맹점 내 로봇 초기 설치 및 운영 등을 지원하는 것과 구독형 렌탈 서비스로 보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실제로 bhc는 현재 로봇 공급사와 가맹점 간 개별 렌탈 계약을 통해 튀봇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빙 로봇, 배달 로봇 등 다양한 외식 분야에서 자동화 기술을 확대 적용되고 있어 조리 로봇을 푸드테크 혁신의 마지막 퍼즐로 보고 있다"며 "가맹 본부가 일방적으로 조리로봇 확대를 추진하기보다는 점주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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