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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용산구에 핼러윈 안전 대상? 서울시, 논란 일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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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지난해 5월8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온전한 진상규명을 위한 행사에서 유족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시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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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에 대상을 수여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에 책임이 있는 용산구의 수상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서울시와 용산구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지난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25년 지역 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서울시가 안전한 지역 축제 문화 조성을 위해 주최한 행사였다. 용산구청은 "최종 본선에서 2024년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구는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도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핼러윈 데이 사전 준비에서 사후 평가까지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홍보했다.

    당시 용산구 대표 수상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진 박 구청장은 올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재판이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으로 중단되면서 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반발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지자체가 관할 지역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행정을 개선하는 건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인데, 이를 이유로 159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 발생 지역 지자체장이 수상한 것은 결코 기뻐할 일이 아니다"며 "본인과 용산구청 책임을 국민 앞에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이번 일은 서울시의 단순한 판단 실수를 넘어 참사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몰이해와 도덕적 감수성 부재에서 온 행정적 참사"라고 비판하며 포상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필요 이상의 과도한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상을 취소했다. 이어 "오 시장은 관계자들을 질책한 뒤 경위를 설명·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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