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 첫 3자회담 가능성
대통령실 "방문일정 알고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중국·러시아 정상들과 함께 북중러 3자 면담을 사상 처음으로 가질 전망이다.
28일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다. 북한이 다자외교에 나선 것은 70여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 1950년대 김일성 주석이 다자외교를 펼쳤지만 이후에는 그 맥이 끊겼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이징 방문은 오는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동맹국들과 사전조율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받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중러와의 입장조율 차원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전에도 시 주석을 먼저 만났고,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에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 양국의 정책공조를 모색했다
반면 북중러 정상의 결속이 남북 관계 및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전승절 행사 참석에 대해 "한미, 한미일의 대북 비핵화 압박 공조 무력화 등을 겨냥한 빅카드"라고 언급하고 "남북 관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상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전승절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이란,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네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등의 정상이 참석하기로 결정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참석을 고려해왔지만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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