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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강훈식 “金 방중 미리 알아… 한미 회담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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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 “한중 간 소통 지속해와”

    우원식 국회의장, 中 전승절 참석

    조선일보

    강훈식 비서실장


    대통령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중국의 항일 전쟁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28일 밝혔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관계 기관을 통해 알고 있었고, 오늘 발표가 난다는 것도 오늘 아침에 보고받았다”고 했다. 외교부는 북한 참석 여부와 관련해 “한중 간의 소통을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도 이런 영향들이 기본으로 깔려 있었다”고 했다. 다자 외교 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는 김정은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 회의 계기 등에 대미 대화에도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APEC 정상 회의에 초청하며 “가능하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했다.

    김정은의 다자 외교 데뷔가 남북 대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강 실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북·중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남북 간 대화와 협력 채널은 늘 열려 있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포함한 여러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그 목표는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라고 했다.

    우리 측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권에서는 우 의장이 김정은을 만나 이 대통령의 관계 개선 의지를 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조 장관은 “가능성도 있지만, 너무 예단하기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서 북한을 자연스럽게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각국 대표의 동선은 중국이 조율하고, 우 의장은 국가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은 곁에 다가가기 어려울 가능성이 상당하다.

    중국 측은 우 의장의 시진핑 국가주석 예방 일정도 확정해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중국에 간 대통령의 중국 특사단은 시 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당초 중국 측이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타진했지만, 이 방안이 성사되지 않아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불참 방침을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란 말이 나오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같은 장소에 있다고 사전 협의 없이 툭 치고 만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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