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김건희 ‘1차’로 기소한 특검···수사할 게 더 많이 남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면서 적용한 혐의는 3가지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총 8000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총 2억7000만원대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총 8억1000만원대 시세차익을 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다. 최장 150일인 특검 수사기간 중 60%(91일)가 남은 상황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새로 나오고 있어 특검팀은 김 여사를 차례대로 추가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도 김 여사와 공범으로 묶어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구속 전후 여섯 차례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주변 인물들의 진술과 물증을 통해 김 여사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17쪽에 걸친 공소장에서 밝혔다.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전씨는 김 여사에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김 여사도 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검팀도 통일교 측이 전씨에게 전달한 김 여사 선물용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실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2022년 7월 전씨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김 여사 선물을 받은 지 며칠 뒤 전씨와 전씨의 처남 김모씨의 차량이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출입한 기록, 같은 달 김 여사가 윤씨와 통화에서 ‘윤씨가 전씨에게 건넨 천수삼 농축차’를 언급하며 “고맙다”고 한 사실 등을 종합할 때 통일교 측 선물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건너간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알선수재보다 형량이 높은 뇌물죄 적용도 검토했으나,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이번에는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민간인인 김 여사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하려면 공무원과 공모했다고 입증해야 한다. 특검팀은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에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총 58회에 걸쳐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에서 김 여사와 공범으로 적시돼 향후 보완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장제원 당시 비서실장을 통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공천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시기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공무원(대통령) 신분이 아니었던 점 등을 종합해 김 여사에게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가 아니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역할을 분담해 시세를 조종한 공범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주식계좌를 맡기고 수익 40%를 약정하고, 1차 작전 시기 ‘주포’ 이모씨로부터 손실보전금 명목으로 4700만원을 받은 사실 등을 볼 때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여사는 검찰 수사 때부터 권 전 회장 등의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남은 의혹이 많아 김 여사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특검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1억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로봇개 사업가인 서성빈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대가로 5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 관련 회사인 IMS모빌리티가 대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저 이전 관련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도 김 여사를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구속 후 다섯 번의 특검 소환조사에서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법원 재판에선 본인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와 법원 재판에 일체 불응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 달리 김 여사는 향후 수사와 재판에 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