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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국제학계도 ‘이스라엘, 가자 집단학살’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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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 연구자들 결의안

    유엔 직원 500명은 단체 서한

    이스라엘 단체·유대계 석학도

    “팔레스타인에 집단학살 결론”

    경향신문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라시드 도로를 따라 팔레스타인 피란민 천막이 펼쳐져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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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집단학살(제노사이드) 전문 연구자들로 이뤄진 국제집단학살학자협회(이하 협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지난주엔 유엔 직원 500여명이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을 촉구하는 등 국제기구, 학자, 인권 전문가 사이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인정받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일이 유엔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서 명시한 집단학살의 법적 정의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를 채택했다. 해당 협약은 집단학살을 ‘국가·민족·인종·종교 집단을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하려는 의도로 하는 모든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협회는 결의에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민간인, 병원·주택 같은 민간 기반시설을 상대로 무차별적이고 고의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범죄,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협회는 하마스의 공격 및 인질 납치가 국제범죄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대응을 넘어 가자 주민 전체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짚었다.

    협회는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을 상대로 고문, 자의적 구금, 성폭력을 저지르고 의료·구호요원과 언론인을 고의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또 생존에 필수적인 음식·물·의약품·전력을 고의로 박탈했으며 230만명 주민을 수차례 강제이주시키고 주택 인프라 90%를 파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5만명 넘는 어린이를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점을 언급하며 “어린이를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과 살해, 기아, 성적·생식적 폭력, 강제이주 등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전에도 가자지구 상황을 집단학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국제인권단체와 개별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학자들이 공동선언을 통해 가자 상황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벌어지는 기아 위기나 가자 주민 강제이주 정책에는 해당 집단을 파괴하려는 ‘의도’가 없다면서 집단학살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가자지구를 완전 봉쇄하고 구호품 반입을 차단해왔다. 지난 7월부터 구호품 공중 투하를 일부 허용했으나 230만 주민의 기아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스라엘은 이와 함께 가자 주민을 가자지구 내 일부 구역이나 제3국으로 추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직원 500여명은 폴커 튀르크 인권최고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가자지구 전쟁을 “진행 중인 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을 촉구하는 단체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집단학살을 고발하는 데 실패한다면 유엔과 인권 체계 자체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엔 이스라엘 유력 인권단체 비첼람과 인권의사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대계 지식인들도 집단학살을 인정하고 있다. 홀로코스트와 집단학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 유대계 미국인 오메르 바르토프 미 브라운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부정한다면 홀로코스트 기념 및 연구가 지켜온 가치 또한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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