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관 있으면서 본회의장엔 오지도 않아"
"계엄군 코앞, 분초 다투는 상황… 화가 났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별검사팀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정다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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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의 행적에 대해 "일반 상식적으로 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3일 지적했다. 이른바 추 의원의 '계엄 해제 방해 의혹'이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전날 그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내란 특별검사팀 수사를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원내대표가 왜 계엄 당일 현장 대응 안 하나"
김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국회 본관 밖에서 한 기억이 저는 거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직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선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라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날에 (국회) 본관이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은 것,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본관으로 오라'고 당대표로서 얘기했음에도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사로 모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울산남구갑)된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내란 시도를 줄곧 비판했으나, '당의 변화'가 없자 결국 지난 5월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 의원은 추 의원의 '수상한 12·3 행적'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밤) 당시 국회 본관에 있었다"며 "원내대표라면 민주당 원내대표와 상의하고, (국회)의장님과 상의하고, 본회의장에 와서 현장 대응을 하는 게 당연한 상식인데 한 번도 본회의장에 와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경우에 따라 화가 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7일 광주를 방문해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으로부터 '남구 명예구민패'를 수여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광주=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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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계엄 해제 표결' 못 할까 절박감 컸다"
특히 추 의원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화해 '본회의 개의 시간을 30분 이상 늦춰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며 "계엄군이 본회의장 바로 앞까지 와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었고, 이미 표결할 수 있는 인원이 모였음에도 '시간을 더 달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단언했다. "(내가) 본회의장 안에 있을 때 '바로 문 앞에 계엄군이 들어와 문을 열려고 한다, 발포 명령도 있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의원들 입장에선 잘못하면 (계엄) 해제 표결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절박감이 너무 컸었다"는 게 '그날 밤'에 대한 그의 기억이었다.
추 의원에 대해 "30분 넘는 시간을 더 달라 하고, 막상 본인은 오지도 않았다"는 직격탄도 날렸다. 김 의원은 "당시 본회의장 안에 있던 국회의원들 입장에선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인 그가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한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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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21605000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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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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