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좌측서 스포트라이트 받아…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노려
방중 동행한 주애는 열병식에선 안 보여…'신 스틸러' 피한 듯
시진핑 左김정은·右푸틴…북중러정상, 66년만 한자리 망루 올라 |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통해 다자외교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상국가'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진행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그는 입장할 때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수비안토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앞서 뒤에서 세 번째로 입장해 중국의 정중한 예우를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는 한 손으로 가볍게 악수했지만, 김 위원장과는 두 손을 맞잡으며 양국의 돈독함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 촬영을 할 때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중심에 섰고,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마오쩌둥 초상화 위에 선 푸틴, 시진핑, 김정은 |
본행사에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 뒤편에는 각각 통역원이 배치됐는데, 시 주석은 통역을 거쳐 김 위원장에게 뭔가 설명하고 김 위원장은 이를 경청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참관 초반에는 환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쏟아지는 햇빛 속에 참관하는 게 힘에 부친 듯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표정을 다소 찡그리기도 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건 김 위원장이 전날 베이징에 당도할 당시 함께했던 딸 주애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부 나라 정상들이 배우자와 함께 일정을 소화한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배우자 리설주 여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는데, 주애가 어머니 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 달리 완전히 모습을 숨긴 것이다.
이는 자칫 김주애의 존재가 중국 전승 80주년 열병식의 '신 스틸러'(영화 등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조연 또는 단역배우)가 돼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을 염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선희 외무상 등 다른 수행원들과 함께 망루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열병식을 지켜봤을 가능성은 있다.
북한 김정은, 딸 주애와 베이징 도착 |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중국 외에도 여러 국가와 정상외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전날 "북한 측에 초대를 전달했고 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며 직접 방북 초청도 했다.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는 지난 5월 평양에 대표단을 보내 제3차 무역경제협조공동위원회 의정서를 조인하는 등 북한과 밀착한 바 있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푸틴, 시진핑, 김정은 |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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