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7월 국제수지(잠정)'
27개월째 흑자, 2000년대 들어 두 번째 긴 흑자 흐름
수출↑·수입↓ 상품수지 102.7억달러 흑자
K컬처 뜬다…성수기 외국인 국내여행, 여행수지 적자폭↓
美 관세 영향 점진적 강화…AI 인프라發 반도체 호조·수출 다변화 상쇄 변수
남은 하반기 경상수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미국 관세다.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지속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탄탄한 증가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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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호조…27개월 연속 경상흑자,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흐름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107억8000만달러를 기록, 7월 중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2023년 5월 이후 27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던 전월(142억7000만달러) 대비로는 줄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90억5000만달러)보다 늘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02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18년 7월과 2016년 7월에 이은 7월 중 역대 3위 기록이다. 흑자 폭은 전년 동월(85억2000만달러) 대비로는 확대했으나 전월(131억6000만달러)과 비교해선 줄었다.
수출은 59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IT 품목에선 반도체가, 비IT 품목에선 승용차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감소 전환했다. 7월 통관기준 반도체 수출은 14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0.6% 급증했다. 승용차는 6.3% 늘어난 54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컴퓨터주변기기(-17%)와 의약품(-11.4%), 석유제품(-6.2%) 등은 줄었다.
수입은 49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에너지류 수입 물량 확대로 4.9% 늘었다. 지난 7월 통관기준 원자재 수입은 24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다. 원유(-16.7%), 석유제품(-5.8%), 석탄(-2.9%)을 중심으로 줄었다. 가스는 0.2% 증가했다. 자본재는 204억7000만달러로 6.2% 늘었다. 반도체제조장비(27.7%)와 정보통신기기(12.6%), 반도체(9.4%)가 증가했다. 반면 수송장비(-33.8%)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재 역시 92억4000만달러로 4.2% 증가했다. 승용차가 9.6%, 직접소비재도 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곡물은 15.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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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등 K컬처 뜬다…외국인 국내 여행 증가, 여행수지 적자 폭 축소
여행수지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수지는 21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전월(-25억3000만달러)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여행수지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효과 등에 따른 K컬처 인기에 힘입어 여름철 성수기 외국인의 국내 여행 증가로 9억달러 적자를 기록, 적자 폭을 축소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부장은 "케데헌 효과는 음악 저작권에서 일부 반영됐다"며 "K컬처의 인기는 여행수지 등에서 파급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를 중심으로 2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41억6000만달러) 대비 흑자 폭을 줄였다. 배당소득수지는 직접·증권투자 배당소득수입이 전월 대비 줄면서 2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전월(34억4000만달러) 대비 흑자 폭을 축소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110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전월(179억2000만달러) 대비로는 증가 폭을 줄였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 투자가 34억1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 투자는 17억2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달러 뛰고 외국인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76억4000만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현금과 예금을 중심으로 31억6000만달러 증가하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19억6000만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20억5000만달러 늘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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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영향 점진적 강화…AI 인프라發 반도체 호조·수출 다변화 상쇄 변수
남은 하반기 미국 관세 영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AI 인프라 수요 확대를 등에 업은 반도체 업황 호조, 수출 다변화 전략 강화 등이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7월 경상수지에서도 관세 부과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악영향이 나타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송 부장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등을 중심으로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대미 철강 수출은 이전에도 글로벌 건설·제조업 업황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 관세 대상 품목이 철강 포함 가전제품 등으로까지 확대하면서 영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자동차는 관세 부과 영향에 더해 7월 말 8월 초 하계휴가 영향, 지난 3월 미국 신규 현지 공장 가동에 따른 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 영향까지 겹치면서 미국 수출 감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송 부장은 "자동차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오면서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으나 향후 관세 인상 영향이 판매 가격에 전가되면서 수요 위축,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이나 호주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 지속 역시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됐다. 송 부장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서버와 모바일 수요 등을 통해 뒷받침되면서 탄탄한 증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범용 반도체 역시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단종 전 선수요 영향 등이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가장 중요한 것은 AI 인프라 수요 지속세로,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품목 관세 부과가 예고됐으나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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