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3일 홈페이지를 통해 4일부터 미국산 특수 광섬유에 최고 7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제품은 해저 케이블이나 장거리 고속 통신 등에 사용되는 ‘차단파장 이동형 단일모듈 광섬유’로, 관세율은 33.3~78.2%를 적용할 예정이다. 열병식에 북한·러시아 등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반미(反美) 연합전선을 구축한 데 이어 경제에서도 미국을 향해 포문을 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은 2011년 4월부터 미국산 ‘비분산형 단일모듈 광섬유’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왔다. 2018년 7월에는 관세율을 종전 4.7∼18.6%에서 33.3∼78.2%까지 대폭 인상했다. 이번에 차단파장 이동형 단일모듈 광섬유에 부과된 관세율은 비분산형 단일모듈 광섬유에 대한 현행 관세율과 동일하다. 블룸버그는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계획에 대응해 신속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서 미국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중국 난징 공장에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포괄적 허가를 취소했다.

미국은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 직후 중국 화학업체 광저우 텅웨이와 이 회사 대표 2명을 “합성 오피오이드 제조·판매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합성 오피오이드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다. 펜타닐 남용이 최근 미국의 사회 문제로 대두하면서 미국은 펜타닐의 원산지로 중국을 지목해 왔다.

미·중이 서로 관세와 제재 조치를 재개하면서 양국의 관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은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한 ‘휴전’을 오는 11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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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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