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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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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북한, 2019년 미군 침투 사건 뒤 대대적으로 스파이 색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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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28일 하노이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마치고 호텔 정원에서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미 해군 특수부대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청하려고 침투했다가 실패한 뒤 북한 당국이 대대적으로 간첩 색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당시 미국의 ‘휴민트’ 네트워크를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대규모로 처벌했다고 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2019년 초, 미 해군 특수부대인 실(SEAL)은 김정은 위원장 도청용 장치를 설치하려고 북한 해안에 침투했다가 북한 어선에 들킬 상황에 처하자 북한 어민들을 사살하고 철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사건 직후인 2019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비핵화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고위 정보 소식통은 9일 한겨레에 “2019년 미국의 침투 실패 사건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에 북한이 대대적으로 미국 스파이 색출 작업을 벌였고, 많은 이들이 미국 스파이로 검거되어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에 보도된 미국 특수부대의 도청 장비 설치 시도 건만이 아니라 훨씬 더 심각한 일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북한 당국의 검거 작전으로 미국이 북한 내에 구축한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정보)’ 네트워크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보도로 6년 만에 이번 사건이 알려짐으로써 북미 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에 직접 침투해 김정은을 도청하려는 작전이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의 ‘배신감’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처음 듣는 얘기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 사건이 일어난 직후 미국 간첩 침투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간첩 색출을 벌였다는 점,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면서 ‘강대국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보도가 김 위원장의 북미 회담 재개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2019년 미국의 도청 시도와 하노이 노딜로 김정은의 미국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게 증폭되었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이고 지금 김정은은 유리한 정세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강대국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북한이 중국 또는 한국을 통해 미국과 외교를 한 뒤 러시아와도 관계를 설정하려 했다면, 현재는 러시아와 밀착한 뒤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그 다음에 미국과 담판한 뒤, 일본·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러시아·중국·미국을 모두 상대하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 김정은의 강대국 외교를 잘 봐야하고, 한국도 독자적인 강대국 외교로 이 국면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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