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실적 호조 전망에 반도체주 일제 상승
JP모건 "닛케이 연내 4만 5000엔 갈 수도"
자민당 선거 이후 정책 방향에 '주목'
닛케이 평균주가가 10일 0.87% 오른 4만 3937.62엔으로 마감하며 3주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8월 12일 도쿄증권거래소 전광판에 비친 닛케이 225 종목 가격(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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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훈풍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오라클의 깜짝 실적 발표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반도체·데이터센터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10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닛케이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78엔 38전(0.87%) 오른 4만 3837엔 67전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는 지난달 18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4만 3714엔)를 약 3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번 상승세는 미국 증시의 강세에 기인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 등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지표 연례 개정 발표 이후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오라클發 AI 기대감에 소뱅·어드반테스트 주가 ‘쑥’
특히 오라클의 실적 호조에 따라 인공지능(AI) 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반도체 관련주가 대폭 올랐다. 미국 오라클은 2025년 8월 말 기준 수주 잔고가 5월 말 대비 3.3배 증가한 33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오픈AI 등 여러 기업과의 빅딜을 통해 AI 연산용 클라우드 인프라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 후 오라클 주가는 장외 거래서 당일 종가 대비 28.36% 올랐다. AI 반도체 수요확대 기대감이 커지며 미국 엔비디아, AMD 등 관련주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AI 인프라에 5000억달러를 투자(스타게이트)하는 소프트뱅크그룹(SGB) 역시 전일 대비 7% 급등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뱅크그룹 주가 상승만으로 닛케이 지수를 200엔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사인 어드반테스트 역시 이날 3.27% 오르며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어드반테스트의 주가는 22.15% 올랐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수혜가 예상되는 전선업체 후지쿠라, 스미토모 전기공업, 후루카와 전기공업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해외 투자자 진입 여부가 향후 상승세 관건
연이은 상승세에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며 추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프랑스계 운용사 콤제스트의 리처드 케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에는 외부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이 많다”며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쓰비시중공업, 도쿄일렉트론, 레이저텍 등 반도체·정밀장비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일본주 펀드를 운용 중이다.
JP모건증권은 닛케이 지수가 연내 4만 5000엔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카다 마사나리 JP모건 퀀트전략가는 “해외 헤지펀드의 일본주 보유 비중은 여전히 낮다”며 “수급 여건상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정책 효과도 주시하고 있다. 다카다 전략가는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이 정부 주도로 산업 구조를 개편하며 기업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며 “총재 선거의 승패보다도 새 정권이 어떤 산업정책을 내놓느냐가 일본 주식시장 향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산업 구조 자체를 전환하는 정책이 제시될 경우, 일본 주식시장은 장기 상승 사이클에 재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임자를 뽑는 선거를 다음 달 4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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