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의도적 영공 진입”
나토 동맹국가 확전 긴장감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론은 여러 차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고 레이더가 10개 이상의 비행체를 포착했다”면서 “우리 영공에 진입했던 드론 중 일부가 격추됐으며 잔해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수색·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국민의 안전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한 공격 행위로 규정했다.
사태의 여파로 바르샤바 국제공항을 비롯한 주요 공항들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당국은 동부 포들라스키에·마조비에츠키에·루블린주를 위험 지역으로 지목하고 주민 870만명에게 실내 대피령을 내렸다. 이는 폴란드 전체 인구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폴란드는 나토 지휘부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작전이 진행 중이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에 따르면 폴란드 F-16 전투기와 네덜란드 F-35 전투기, 이탈리아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나토 공동 운용 공중급유기가 밤새 드론 대응 작전에 투입됐다.
폴란드가 나토의 일부인 자국군을 동원해 러시아의 군사 자산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 회원국들은 확전 위험을 우려해 지금까지 무력 사용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드론 격추와 같은 폴란드의 군사적 개입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과정에서 자국 영공이 여러 차례 침범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동부의 한 옥수수밭에 추락·폭발한 비행체가 러시아제 드론으로 확인됐고 3월에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공을 통과해 우크라이나 서부를 타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지난 하룻밤 동안 대략 415대의 드론과 40발 이상의 미사일을 동원한 공격 과정에서 최소 8대의 드론이 폴란드를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를 통해 “폴란드에서 (러·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장 심각한 러시아의 유럽 영공 침범이 발생했다”며 “이는 우발적이 아닌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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