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지적에도 "웃으면 더 좋을 텐데"
국민의힘 소속 이정엽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도 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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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공개 회의 석상에서 야당 소속 도의원이 성평등정책관을 맡고 있는 여성 공직자에게 "여성스러운 가녀린 몸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내뱉었다. '업무와 무관한 외모 평가'라는 비판을 받자 결국 그는 사과했다.
문제의 언급은 10일 제주도의회 제442회 임시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정엽 제주도의원이 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을 상대로 질의를 시작하며 내놓은 발언이었다. 해당 장면은 제주도의회 홈페이지 등에서 영상으로 공개됐고, 이 정책관의 굳은 표정도 포착됐다.
이 의원의 실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녀린 몸' 표현에 대해 이 정책관이 "이왕이면 업무로 칭찬해 주시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며 에둘러 불편함을 내비치자, 이 의원은 "웃으시면 더 좋을 텐데"라고 답했다. 성평등정책관의 고된 업무를 격려하는 취지라는 게 이 의원 입장이지만, 성차별 극복 사무를 총괄하는 여성 공직자에게 오히려 '성차별적 발언'을 두 번이나 한 꼴이다.
이 의원 질의가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길호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이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정책관에게 "질문·응답 도중 업무 외적인 발언으로 불편한 점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이 정책관은 "외모 평가보다 업무에 대해 말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결국 "외모 관련 발언으로 불쾌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 존경을 표하는 차원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정책관은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며 "다음에는 그러지 않으실 것으로 믿고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밝혔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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