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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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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이어 루마니아도...러시아 드론 위협에 전투기 긴급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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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토, 동부전선 경계 강화 새 임무 개시
    러시아는 나토 국경에 레이더 기지 건설
    폴란드, 러 위협에 자발적 군사훈련 급증


    한국일보

    11일 폴란드 루블린 인근 비리키에서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으로 파손된 주택을 군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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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무인기(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하면서 전투기가 긴급 출격한 것이다. 다만 인구밀집지역을 비행하지 않아 주민 피해는 없었다.

    러시아발(發) 위협이 현실화하자 폴란드는 이날 자국 및 동맹군 항공기를 영공에 배치하고 공항도 일시 폐쇄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폴란드는 사흘 전 러시아 드론이 19차례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이 가운데 3, 4대를 격추했다.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한 첫 사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문제의 러시아 드론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을 공격하던 중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국방부는 F-16 전투기 2대와 루마니아 내 항공 감시 임무에 투입된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2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또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650㎞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오누트 모스테아누 루마니아 국방장관은 “F-16 조종사들이 해당 드론을 격추할 뻔했고, 드론은 낮게 비행하다가 루마니아 영공을 벗어나 우크라이나 쪽으로 향했다"며 “우리는 자국 영공을 수호하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군 작전사령부도 이날 오후 폴란드 상공에 예방적 차원에서 항공기를 투입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X)에 “우리 영공에서 폴란드 및 동맹국 항공기 예방 작전이 시작됐다”며 “지상 방공체계는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작전에 따라 폴란드 동부 도시 루블린 공항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나토, ‘경계 강화’ 시작, 러는 ‘레이더 기지’ 건설



    한국일보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러시아 드론 영공 침범 발생 직후인 11일, 제31 전술 공군기지를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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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정부가 사흘 전 격추한 드론 잔해를 회수,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방공망 교란을 위해 투입하는 미끼용 드론인 ‘게르베라’로 확인됐다. 나토는 러시아 위협에 맞서 전날 밤부터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동부전선 감시경계)’로 명명한 새 임무를 개시했다.

    반면 러시아는 전략 군사기지로 활용하는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 대규모 레이더 기지를 건설 중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이날 보도했다. 칼리닌그라드가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와 국경을 접하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유럽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폴란드, 자발적 군사훈련자 급증


    한편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면서 폴란드에서 자발적으로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인원이 급증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폴란드 군 당국에 따르면 올 1~7월 예비군 편성 군사훈련 자원자는 2만여 명으로, 올 연말까지 4만 명이 해당 훈련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1만6,000명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2.2%에 그쳤던 폴란드의 군사비 지출도 올해는 4.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나토 회원국 중 지출 비율이 가장 높다. 2014년 나토 회원국 가운데 9위에 머물렀던 병력 규모도 현재 21만6,000명으로 미국과 튀르키예에 이어 나토 회원국 가운데 3위다. 다만 이는 15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 병력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폴란드는 향후 10년간 현역 군 규모를 추가로 30%가량 늘릴 계획이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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