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총리의 시위대 옹호 발언도 도마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14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도로 사이클대회 '부엘타 아 에스파냐' 경기 도중 도로를 점거하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수배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마드리드=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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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도로 사이클 대회인 ‘부엘타 아 에스파냐’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로 조기 폐회되는 파행을 겪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스라엘-프리미어 테크팀을 겨냥한 시위대가 코스를 점거하면서 정상적인 행사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부엘타 대회가 결승선을 56㎞ 남겨 놓고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위대가 마드리드 시내의 마지막 21구간 코스를 침범했고 일부는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도로에 진입해 “이스라엘 보이콧”을 외쳤다. 이스라엘 팀의 참가를 항의하는 차원이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조기 폐회를 선언하고 종합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던 덴마크의 요나스 빙에고르를 최종 우승자로 확정했다.
조직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회는 안전상 이유로 조기 종료됐으며 시상식은 없다”고 밝혔다.
3주에 걸쳐 총 3,151㎞를 21개 구간으로 나눠 달리는 부엘타 대회는 트루 드(프랑스), 지로데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도로 사이클 대회로 꼽힌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인원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지만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도로 진입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최소 22명이 다쳤다. 경기가 중단되자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이 이겼다”고 외치며 환영했다.
산체스 총리 옹호 발언 도마에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든 시위대가 도로 사이클 대회(부엘타 아 에스파냐)에 참가한 이스라엘팀이 지나가자 항의하고 있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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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조기 폐회되면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시위대 옹호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말라가에서 열린 사회노동당 집회에서 “부엘타가 끝나는 오늘, 선수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팔레스타인과 같은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스페인 국민들에게 감탄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은 조직위의 대회 조기 폐회 결정 전에 나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산체스 총리의 발언을 겨냥, “그는 스페인의 수치”라며 “그의 선동적인 발언에 시위대가 마드리드 거리로 나왔다”고 비판했다. 보수 야당인 국민당 소속의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도 “시위 선동 발언을 한 총리가 폭력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오늘은 제가 이 위대한 도시의 시장이 된 이래 가장 슬픈 날”이라고 꼬집었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도 “세계에 방송된 국제적 망신”이라고 일갈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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