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최근 ‘귀멸의 칼날’, ‘체인소 맨’, ‘주술회전’ 등 재패니메이션 열풍이 거센 가운데 한국만의 색채를 담은 K-애니메이션 ‘연의 편지’가 극장가를 찾는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소재의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연의 편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용환 감독을 비롯해 이수현, 김민주, 민승우, 남도형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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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 편지’는 책상 서랍에서 우연히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 전학생 ‘소리’가 편지 속 힌트로 이어지는 다음 편지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5년 반이라는 제작 기간을 거쳐 6년 10개월 만에 개봉하게 됐다.
이번 ‘연의 편지’로 첫 장편 작품을 선보인 김 감독은 “‘연의 편지’는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이야기”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이 애니메이션 제작을 진행할 때 많은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 치유를 줄 수 있도록 생각하고 제작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원작 웹툰은 연재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단행본으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원작자인 조현아 작가는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일부 캐릭터 디자인에도 참여하며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감독은 “조현아 작가님은 제작 진행 과정에서 따뜻한 격려와 조언, 무한한 신뢰를 주신 덕분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은 “사운드와 음악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짧게 시사를 한 적이 있는데 조현아 작가님이 너무 감격스럽다고 펑펑 우셨다. 그때 저와 제작진들이 찬사를 받은 느낌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 말했고, 민승우는 “더빙할 때 조현아 작가님이 오셔서 보고 계셨다. 너무 떨렸는데 좋은 말씀만 해 주셨다. 현장 분위기에 열정과 화목함이 가득해서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원작자와의 훈훈한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했다.
개봉에 앞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개막작으로 공식 초청된 작품은 장편 심사위원상, 음악상, 기술상 3관왕을 달성했고, 이외에도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중 하나인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와 폴란드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애니메이터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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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감성과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을 연상시킨다는 평에 감독은 “저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의 작품을 비롯한 일본의 애니메이션들을 많이 보고 성장해 온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평을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다만 연의 편지는 한국의 이야기와 공간을 한국 배우님들이 사실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연의 편지는 연의 편지만의 감성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차별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편지를 따라가는 여정을 그린 만큼, 감독이 연출에 힘을 준 부분도 편지에 있었다. 김 감독은 “편지의 이야기들이 잘 펼쳐지는 것과 편지 간의 연결성에 중점을 둬야 했다”면서, “편지를 찾아가는 재미와 편지의 주인을 추측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기대와 호기심, 그리고 찾았을 때의 감동에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특히 소리가 마지막 편지를 발견하는 부분에 이야기나 연출적으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악뮤(AKMU) 이수현의 목소리 연기 데뷔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연의 편지’에서 주인공 ‘소리’ 역을 맡은 그는 OST까지 가창하며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수현은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하고 많이 본다. 음악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애니메이션일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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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회사를 통해 목소리 연기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설레면서도 두렵기도 했다.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다. 저한테 섭외가 왔을 때는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성우분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도 굉장히 컸다”면서,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이 기회를 잡아서 최대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제 앨범을 만들 때만큼 하나하나 소중하게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비성우 더빙은 기존 애니메이션 팬덤이 아닌 관객층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활용되고는 하지만, 어색한 연기력으로 작품의 몰입을 깬다는 점에서 혹평이 잇따르기도 했다.
목소리 연기를 경험해 보지 않은 이수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에 대해 김 감독은 “전문 성우부터 성우가 아닌 다양한 사람까지 폭넓게 열어놓고 검토했다. 수현님의 청아한 목소리가 소리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릴 거라고 판단했고, 관객들도 이 목소리에 더 몰입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수현 님이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시기도 하고,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실 수 있는 분이라 감독으로서 굳은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수현님이 본 녹음을 하기 전에 한 달 넘게 더빙 수업을 받으시면서 굉장히 진정성 있게 임해 주셨다. 제가 생각했을 때 완벽하게 소화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수현과의 작업에 대해 민승우는 “녹음할 때 PD님이 수현님이 매주 와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물으면서 엄청난 열정과 집착을 보이셨다고 말하면서 압박을 주셨다. 그 말을 듣고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김민주는 “오디션이 되고 수현님과 호흡을 맞춘다는 얘기를 들었다. 보통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따로따로 녹음을 하다보니까 수현님의 연기를 다 찾아보고, 상상하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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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들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이지만, 개봉에 앞서 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당시에는 극중 소리의 목소리가 이수현의 목소리인지 몰랐다는 평도 다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수현은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게 굉장한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마이크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직업이고,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목소리 연기하면서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소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고, 제 원래 목소리를 얼마나 섞을 건지 감독님과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너무나 다른 경험과 재미를 겪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수현과 함께 호흡을 맞춘 성우진으로는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해온 성우들이 이름을 올렸다. 소리와 함께 의문의 편지를 함께 찾아 나서는 ‘동순’ 역은 ‘그대들은 어ᄄᅠᇂ게 살 것인가’, ‘퇴마록’, ‘드래곤 길들이기’ 등에 참여한 김민주가 맡았다.
김민주는 “웹툰을 보고 녹음 준비 하면서 동화적이고 마법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고, OST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열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문의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 ‘호연’ 역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파이 패밀리’, ‘나 혼자만 레벨업’ 등에서 활약해온 민승우가 분했다. 그는 뛰어난 ‘연의 편지’의 작품성에 대해 “이 모든 것들이 가능했던 건 프로듀싱과 디렉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감탄했다.
이어 그는 “오래 전 티저 때부터 작품에 참여했었는데 음악과 영상이 너무 완벽하게 어우러지면서 결과물이 제가 더빙 했을 때보다 상상 이상의 울림을 준다. 욕심을 부려 과장 좀 해보자면 우리나라에 어떤 새로운 장르가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힐링 작품이 입소문을 타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함과 위로, 치유의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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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순의 어릴 적 친구였던 ‘승규’ 역에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리그 오브 레전드’, ‘미라큘러스’ 등으로 익숙한 남도형이 이름을 올렸다.
남도형은 “원작 웹툰을 볼 때는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 되어서 영상미가 배가 될 지 궁금하면서도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근데 애니메이션을 처음 본 순간 생각지도 못한 영상미가 펼쳐져서 너무 감격했고, 이런 커다란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에 벅차서 뭉클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뜻깊은 마음을 전했다.
작품을 함께 만들어나간 성우들이 밝히는 ‘연의 편지’의 매력포인트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수현은 “각국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나라의 정서와 배경들을 같이 볼 수 있는데, ‘연의 편지’에서는 어떤 영화들에서보다도 한국의 정서와 배경을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 감성을 잘 녹여낸 작품이다. 어떤 나라에서 보셔도 대한민국의 정서를 잘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민승우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잘하는 작품”이라면서, “어른들은 잠시 현실을 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고,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손을 잡고 와서 비겁함에 맞서는 용기와 다정함이 주는 힘을 배울 수도 있다. 조금은 유치하다고 느낄 수 있는 코드들을 아름답게 풀어주는 것 같아서 전 연령이 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남도형은 “근래 극장에서 개봉하고 있는 작품들은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라면, 저희 작품은 2시간 동안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이 있고, 화려한 색채보다는 잔잔하고 서정적이면서 따뜻한 색채가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며, “무엇보다 한국어 더빙이 되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막을 보다 영상을 놓치지 않고, 온전히 몰입해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성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게 가장 커다란 매력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의 편지’는 오는 10월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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