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법사위에 ‘사상 초유’ 기표소 등장…나경원 간사 선임안 ‘부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미애 등 여권 “자격 없다” 반대

    국민의힘 “의회 독재, 폭거” 반발

    간사 선임안 재추진 놓고도 공방

    경향신문

    표결 추진한 ‘추’…회의장 나가는 ‘나’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안건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나 의원이 자신의 간사 선임이 무산되자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이 16일 “내란을 옹호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 선임에 표결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의 또 다른 역사”라고 반발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 10명이 투표해 모두 선임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하지 않았다. 앞서 나 의원 야당 간사 선임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했던 여당이 이날 안건을 올려 선임을 무산시킨 것이다.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인사 관련 안건은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법사위 회의장에 기표소가 설치되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졌다.

    여야 한쪽이 국회 상임위에서 상대 당 간사 선임을 거부하고 대립하며 표결까지 간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이 12·3 불법계엄을 옹호하고 전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장경태 의원은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 수괴와 내통하며 사실상 공범으로 보이는 분이 간사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나 의원 배우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법사위의 피감기관장이라 국회법상 명백한 이해 충돌” 이라고 남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정사의 유례없는 폭거”라고 반발했다. 주진우 의원은 “박균택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변호했고, 박지원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재판 중인데 법사위에 있다”며 “누가 누구한테 이해 충돌을 얘기하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정청래 대표 논리라면 대법원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취지로 판결이 환송된 이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 간사 선임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지를 두고 장외 공방이 벌어졌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사부재의”라며 “정기국회 내(12월 초)에는 다시 상정 못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간사 선임은 국회법상 일사부재의 원칙에 해당하는 안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둘러싸고도 법사위에서 대립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 후보를 바꿔치기 하려고 했다”며 “민주주의를 말살하려고 한 것”이라고 사퇴·탄핵을 주장했다.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입법부의 법사위원장이 대법원장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게 잘하는 건가”라며 “지금이 봉건 국가인가”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