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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가자 어디든 안전한 곳 없다, 죽음 기다릴 뿐”···이스라엘군 지상전 시작된 가자시티 주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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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거주하고 있는 마무드 알하다드(27).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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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매일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쁘고, 내일은 아마 오늘보다 나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를 장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16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주민 마무드 알하다드(27)가 이같이 말했다. 경향신문은 알하다드를 이날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후 전차와 장갑차를 동원한 지상군을 가자시티 도심에 진입시켰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의 최대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할 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강해진 것을 느꼈나”고 묻자 알하다드는 “우리를 이주시키기 위해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오늘 매우 강해졌다.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하다드는 피난길에 나서지 못했다. 알하다드는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피난 대신 가만히 집에 머무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텐트도, 이주하기 위한 충분한 돈도 없어서 피난을 갈 수 없다”며 “가자지구 남부지역도 이미 전체적으로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은 우리에게 남부로 떠나서 해변에 텐트를 치고 살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주민 100만명 중 약 35만명이 피난을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이 군사 작전 확대를 앞두고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등으로 떠나라는 대피 명령을 여러 차례 내렸지만 가자시티 주민들 대부분은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자시티 주민들 대부분이 이주에 필요한 운송비와 주거비 등을 감당할 수 없고, 가자지구 남부도 공습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구 과밀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자시티에서는 연료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자동차 등 피난에 필요한 이동 수단도 사용할 수 없다. 알하다드도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구하는 대신 당나귀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연료 부족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교통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지난 9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시티 도심의 한 고층빌딩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마흐무드 알하다드 제공


    지상전 확대 전에도 가자시티 대부분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이미 폐허가 됐다. 그는 “가자지구 어디든 안전한 곳은 전혀 없다”며 “이스라엘군이 모든 곳을 표적으로 삼고 공습을 가해왔기 때문에 거리, 학교, 모스크, 정부 기관 등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면 부서진 학교의 잔해들과 피난민들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일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나와 내 가족들은 그저 여기서 죽음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지상전 돌입 공식 발표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62255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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