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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조희대 대법원장 '의혹 부인'에도 與 계속 압박…일각선 "섣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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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9.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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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여당에서 제기한 자신 관련 의혹에 선을 그으면서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권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각에선 섣부른 의혹 제기였단 자성론도 제기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조 대법원장은 전날 대법원 법원행정처를 통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조 대법원장이 선을 긋자 역풍을 의식한 듯 민주당에선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해명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연이어 게재한 4건의 게시물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이례적인 대선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과 그에 따른 대선 개입 의혹 진상은 규명돼야 한다"며 "제기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특검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선원 의원은 전날 밤 SNS에 "외부는 누구냐. (해명대로라면) 내부의 누군가와 협잡했다는 것이냐"며 "윤 전 대통령은 79학번 (서울대) 법대 후배니까 내부로 분류되나"라고 썼다. 이해식 의원도 이날 SNS에 "(앞서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한 것은) 내란과 사법쿠데타에 입 다물더니 자신의 안위에 관한 문제에만 입을 여는 국민 무시의 특권적 태도를 돌아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야권을 중심으로 한 비판은 고조됐다. 2022년 10월 당시 김의겸 민주당 의원(현·새만금개발청장)이 제기했던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같이 밝힐 수 없는 익명의 단순 제보만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냔 비판이 나온 것이다. 관련 의혹은 2022년 7월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고급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0여명이 회동했다"는 제보에 기초했다. 그러나 목격자를 자처하던 첼리스트가 경찰에 출석해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해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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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광역시-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18. lhh@newsis.com /사진=이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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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해명 직후 SNS를 통해 "민주당의 대법원장 숙청이 실패했다. 실패한 계엄이 탄핵 사유인 것처럼 실패한 숙청도 탄핵 사유"라고 적었다. 이날 오전에는 김의겸 전 의원이 당시 국정감사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영상과 함께 "가짜뉴스를 국회에서 터뜨리는 구조가 (당시와) 똑같다. 민주당은 그 망신을 당하고도 반성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썼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성급했단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국회 풍토가 법정화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이 정도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선 의심의 단계가 아닌 확신의 단계에서 압박했어야 했다"며 "조희대 사법부에 빌미를 줘선 안 되는 상황에 조금 섣부른 접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국민적 공감 아니겠나.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놓은 상황이었던 탓에 더욱 아쉽다"고 했다.

    여러 비판 속에서도 조 대법원장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의혹을 국회에서 처음 제기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생방송에 출연해 "(한덕수 전 총리와의 회동과 별개로) 약 1년 전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끝내겠다'고 한 제보도 있었다"며 "그 발언 덕분에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정부에서 대법원장이 될 수 있었다. 제보자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사람은 (복수의) 이전 정권에서 민정수석실에 몸담았던 고위 관계자"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영교 의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서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신뢰성을 갖는다"며 "물론 일부에서 청담동 사건처럼 될 수도 있다 하는 우려도 있지만 우리가 (윤 전 대통령의) 쿠데타 내란 문제(의혹)를 제기했을 때 저도 '아니다''조심하자' 했지만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왜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 파기환송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빨리해야 했는지 입장을 지금이라도 밝혀야 한다"며 "제 주장이 아니라 판사 내부 구성원들의 주장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억울하면 특검에서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받고 본인이 명백하다는 것을 밝혀주면 될 일이 아닌가"라고 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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