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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4 (일)

    [단독] 시진핑, 내달 경주 찍고 서울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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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주석 방한, 국빈 방문으로 업그레이드 추진 중
    문재인·윤석열 때 불발...11년 만 성사될 듯
    한중 외교장관회담서 '비핵화 문제' 온도 차 감지


    한국일보

    2014년 7월 4일 국빈 방한 중이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후 오연천 당시 총장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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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이 확정적인 가운데, 한중 양국은 시 주석의 서울 방문도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APEC 이후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를 찾는 시 주석의 서울 방문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과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계획에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시 주석 방한은 국빈 방문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성사되면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이 된다.

    앞서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진 조현 외교부 장관은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이를 계기로 양자 방문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 문법상 시 주석의 경주 방문은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지, 한중 양자 차원의 공식 방한은 아니다. 다자회의 참석을 위한 시 주석 방한 형식을 양자 간 국빈 방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란 얘기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중국 정상의 국빈 방한은 노무현 정부의 전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11월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은 국빈 방문 형식으로 서울을 방문, 노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시 주석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 추진할 때가 됐다는 판단 있었을 것"



    한국일보

    조현(왼쪽) 외교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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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시 주석의 공식 방한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의 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임 윤석열 정권도 "시 주석이 올 차례"라며 답방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되레 윤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 APEC 정상회의 석상에서 방한과 방중을 서로 요청하는 기싸움까지 연출한 바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만큼 미뤄져온 시 주석의 서울 방문을 추진할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중국 측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왕이 부장은 시 주석 방한에 앞서 내달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 방한 기간, 시 주석의 구체적인 국빈 방한 일정 조율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조현 장관은 "한국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을 당부했다. 하지만 다음 날 발표된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는 비핵화 표현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에도 '비핵화' 언급이 빠져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한 것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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