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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술의 세계

    日 천만 영화 등극한 ‘국보’, 이상일 감독이 말하는 흥행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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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영화 '국보'의 이상일 감독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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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명의 이유는 잘 모릅니다.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일본어로만 답변을 이어가던 재일 한국인 이상일(51) 감독은 영화 ‘국보’의 흥행 비결을 묻자 서툰 한국어로 답했다. 일본 전통극 가부키를 소재로 한 ‘국보’는 최근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올 하반기 한국 개봉을 앞두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상일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에서 “가부키는 영화관이 아니라 현장에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가부키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일본 관객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발견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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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보'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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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쿠자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 키쿠오(요시자와 료)가 일본 전통극 가부키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국보(國寶)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50년에 걸친 일대기를 그렸다. 명문 가부키 가문에 입양된 키쿠오는 집안의 후계자로 태어난 슌스케와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 된다. 영화는 우정과 질투, 배신과 연민, 갈등과 화해가 갈마드는 두 남자의 관계에 집중한다.

    이상일 감독은 “예술가로서 살아간다는 것, 그로 인해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에선 각자의 업(業)을 짊어진 인물들이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갑니다. 고도의 예술을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통해 그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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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보' /2025 영화 국보 제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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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빌’ ‘헤이트풀8’에 참여한 미술감독 타네다 요헤이,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촬영 감독 소피안 엘 파니가 가부키 무대를 정교하고 화려하게 재현했다. 이 감독은 “전작인 ‘유랑의 달’은 한국의 홍경표 촬영감독과 작업했고, 두 작품 연속으로 해외 촬영 감독과 작업하고 있다”면서 “선입견이 없는 외국인의 시선에 가부키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포착해주길 원했다”고 했다.

    일본에선 그간 베일에 싸여 있었던 가부키 세계의 이면을 조명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주연배우 요시자와 료는 촬영 전 1년 반에 걸쳐 춤 연습에 매달렸고, 개봉 후엔 유명 가부키 배우들이 ‘N차 관람’을 인증하며 흥행에 불을 붙였다. 이상일 감독은 “훌륭한 배우들이 연기 인생을 걸고 가부키에 도전한 작품이라, 그런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재일 한국인로서의 정체성이 영화에 투영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또 한번 한국어로 “상상에 맡기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국보’에서는 가부키 세계로 들어온 아웃사이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계속해서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인물에 눈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제 정체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연관성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고 싶습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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