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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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북·미 간 깜짝 회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 풀기에 집착하여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 패권 세력이 아직도 핵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고 이길 수 있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제재나 힘의 시위로써 우리를 압박하고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쟁 억제력은 지금 행사되고 있으며 나는 이 억제력의 제1사명이 상실되지 않기를 바란다. 만일 상실될 때에는 억제력의 제2의 사명이 가동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억제력의 제2의 사명이 가동되면 한국과 주변 지역 그의 동맹국들의 군사조직 및 하부구조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며 이는 곧 괴멸을 의미한다. 나는 이런 위험한 사태 발전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핵무기의 제1사명인 전쟁 억제력이 상실되면, 핵 반격이라는 제2사명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재차 부각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 국방을 외세에 맡긴 나라와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가 미국화된 반신불수의 기형체, 식민지 속국이며 철저히 이질화된 타국”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어느 하나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될 통일을 우리가 왜 하겠느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 비핵화론을 두고는 “우리의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는 명백히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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